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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국내 협업 관심 안두는 네이버 AI

  • 2020.06.11(목) 17:18

삼성·SK·카카오 이어 KT·현대중·LG…"AI 진영대결"
네이버 '유럽·소프트뱅크와 선약 있는데요'

KT의 산·학·연 'AI(인공지능) 원팀'에 LG전자, LG유플러스가 합류하면서 국내 대표적 AI 기업 중 한곳인 네이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AI 분야에서 초협력하자고 제안한 바 있고, AI 원팀도 네이버의 합류를 원하는 기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싱겁지만, 결론부터 써보면 네이버는 어느곳에도 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왜 그럴까요.

11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현대중공업그룹,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2월 출범시킨 산학연 협의체 AI 원팀에 최근 LG전자, LG유플러스가 합류했습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AI 원팀 참여기업 및 기관들과 함께 ▲AI 역량 기반 사회적 이슈 해결 기여 ▲보유기술 및 경험 공유를 통한 AI 역량 강화 ▲제품, 서비스, 솔루션 분야의 AI 경쟁력 향상을 통한 사업성과 창출 ▲산학연을 연결하는 AI 인재양성 플랫폼 구축 등을 위해 협력할 계획입니다.

AI 원팀은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선박, 제조, 로봇에 이어 스마트가전, 스마트기기 등 보다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AI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맞서는 진영의 핵심인 SK텔레콤도 "AI 분야는 국내 주요기업간 초협력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 카카오와 잇따라 손잡았습니다. 연결고리의 핵심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입니다. 그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미팅할 때 AI 분야 초연결을 제안했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10월 SK텔레콤은 카카오와도 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까지 하면서 AI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SK텔레콤은 이같은 초협력의 중심에서 '하이퍼 커넥터'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 SK텔레콤이 국내 AI 기업 모임의 핵심 주선자가 되겠다는 겁니다.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 제조사, 국내 최정상의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가진 카카오와 협력하면 AI 분야 아니라도 도움이 되기 마련입니다. SK텔레콤도 AI 스피커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퍼스트 무버이자 부동의 1위 이동통신사업자이죠.

이에 따라 국내 1위 검색포털과 일본 1위 모바일 메신저를 보유한 네이버의 행보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는 AI 플랫폼 '클로바'는 물론이고 로봇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네이버가 어느 한 진영으로 가면 균형이 무너지는 구조라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네이버의 합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진영은 AI 원팀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12월 LG유플러스의 IPTV,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클로바를 접목하면서 일종의 AI 동맹을 맺은 바 있어서죠.

아울러 SK텔레콤과 손잡은 카카오와 네이버는 전통적 라이벌이자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기업 성격이 너무 비슷합니다. 일국에 대통령이 굳이 두명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AI 원팀은 카카오와 경쟁할 수 있는 네이버 같은 기업이 필요하고요.

실제로 AI 원팀 관계자는 "(네이버 상대로 AI 원팀 합류에 대해) 얘기를 안 해본 건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LG유플러스와는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느슨하게는 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합니다.

SK텔레콤 쪽 진영은 초협력의 관점에서 어떤 기업의 합류도 가능성 자체는 열려있지만 현재 단계에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SK텔레콤-카카오, SK텔레콤-삼성전자의 협력은 있는데, 3사의 초협력은 구체화되진 않은 모양입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기술 공유를 통해 각사 AI 품질을 향상시키고, 기존에 하지 않던 사업을 함께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는 특별히 협력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했습니다.

네이버의 입장은 어떨까요.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기업과 제휴·협력은 하겠지만 어떤 진영에 들어가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가 이미 AI 진영을 독자적으로 만들고있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작년 10월 미국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에 맞서겠다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네이버는 프랑스에 AI 연구소가 있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했습니다. 경영 통합을 선언한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도 합류할 것으로 네이버는 전망했습니다.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 진영의 입김이 덜한 유럽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노리는 전략입니다.

지금까지 상황만 정리하면 국내 기업끼리만 뭉치는 노선과 외국 기업과만 손잡는 노선의 대결이 본격 시작됐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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