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사내 스타트업 양성기관 'D2SF(For Developers, By Developers Startup Factory)'가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D2SF가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네이버와 협력하는 길도 열려있기 때문에 이들의 면면을 보면 국내 1위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23일 네이버에 따르면 2015년 5월 출범한 D2SF가 현재까지 투자한 스타트업 수는 총 51곳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데이터 분야 스타트업이 30곳에 달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60%가 해당 분야에 쏠린 셈이다.
공교롭게도 D2SF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본체인 네이버도 공을 들이는 영역이다.
네이버는 작년 10월 미국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에 맞서겠다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AI 퍼스트'를 외치는 대표적 기술 기업이다.
AI는 검색을 잇는 차세대 소비자 접점이자 방대한 데이터를 스마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전망되기 때문에 세계 기업들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분야다. 네이버는 현재 성남시에 짓고 있는 제2 사옥을 세계최초의 로봇친화형 빌딩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14일 공개할 때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성공을 위해 보유 데이터를 공유하겠다고 화답하는 등 인공지능의 핵심 자원이 되는 데이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을 분류한 포트폴리오를 보면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야 기업들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섞여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를 수집해서 AI로 분석하는 기업은 두 가지 모두 해당되는데, 이런 경우 인공지능과 데이터 포트폴리오 모두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처럼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함과 동시에 협력하는 길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투자한 스타트업을 상대로 전용 업무공간과 클라우드 인프라 등 제품 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홍보 마케팅 뿐만 아니라 후속 투자유치도 지원한다. 네이버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류의 장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터라 투자금액은 대부분 10억원 이하 소규모지만, 투자 금액에 제한은 없고 인수·합병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예컨대 인공지능 기반의 대화엔진을 개발하는 컴퍼니AI는 네이버에 인수됐다. 영상·음악 편집효과 관련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한 버즈뮤직에 대해선 네이버가 투자사에서 빠지고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다시 투자하기도 했다.
다음은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네이버 D2SF의 스타트업 투자 히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