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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발견]요즘 핫한 제주…버스투어 설계한 '이 사람'

  • 2020.07.20(월) 16:43

제주 버스투어 '홍스타투어' 홍승우 대표
여행 중개 플랫폼 기반…"세심·배려 강점"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새로운 업(業)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일정 시간 동안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는 것만 직업은 아니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시기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제주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워낙 익숙한 곳이기 때문에 가이드와 함께하는 이른바 패키지 여행 상품은 선택지에서 제외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여행 계획을 아무리 철저하게 세워도 현지인보다 제주도를 자세히 알고 보고 경험하기 어렵다.

제주도 토박이인 '홍스타투어' 홍승우 대표는 이러한 점을 간파했다. 홍스타투어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일일 버스 투어 상품인 '제주 원데이 버스 투어'를 선보였다. 해외에는 하루 일정으로 여행지나 관광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투어가 있는 반면 제주도에는 이렇다할 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홍 대표는 여행 중개 플랫폼 '마이리얼트립'과 네이버에서 '제주도 원데이 버스 투어'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버스 자리 배치 같은 세심한 배려는 기본, 사진 촬영 등의 맞춤형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제주 여행 가이드 '홍스타투어'의 홍승우 대표. [사진=홍스타투어]

뚜벅이 여행자들의 발이 돼 제주의 진짜 속살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투어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어요.

-홍스타투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행자도 즐겁고 가이드도 보람찬 여행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기존 패키지 여행들은 관행상 겉으로는 저렴한 비용을 내세우지만 쇼핑 센터나 유료 관광지 등을 권하는 불편한 상황들이 생기게 됐어요. 정직한 가격, 합리적인 여행으로 여행지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원데이 버스 투어를 시작하게 된 건 아내가 스페인 여행 중 가우디 버스 투어 경험을 들려주면서 생각하게 됐어요. 전용버스를 이용해 하루 일정으로 가우디 건축물을 돌아보는 여행 상품이었죠. 낯선 해외에서 교통 이용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전문지식을 가진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상품이었어요. 제주도에도 '뚜벅이' 여행자들이 많아요. 뚜벅이 여행자들의 발이 돼 제주의 진짜 속살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투어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어요. 

-마이리얼트립에는 어떻게 입점하게 됐나요

▲제주 원데이 버스 투어 상품을 만들고 난 뒤 마이리얼트립 입점도 고민하고 있었어요. 빨리 입점하고 싶었지만 사이트에 올릴 코스 설명이나 사진, 기본적인 운영툴 사용법 등 준비가 필요해 부담이 조금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제주에서 마이리얼트립 가이드 설명회가 열렸고 참석을 하게 됐습니다. 입점 준비사항이랑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의 서비스 취지 등을 듣고 바로 신청을 하게 됐어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예약하는 여행객들의 특징이 있나요

▲홍스타투어의 원데이 버스 투어 상품의 타겟층은 뚜벅이로 제주도 자유여행을 즐기는 MZ세대(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였어요. 제주도의 핫플레이스를 여행하고 SNS를 통해 여행 인증샷을 공유하는 여행을 즐기는 젊은 여행자들이에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서 예약하는 분들은 이 타겟에 딱 맞아 떨어져요.

또 혼자 여행 오거나 여행 고수인 분들도 많아요. 기존에 있던 흔한 관광이 아니라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들을 주로 마이리얼트립을 통해서 만나게 돼요.

제주 여행 가이드 '홍스타투어'의 홍승우 대표. [사진=홍스타투어]

-여행 플랫폼을 통해 여행 상품을 진행하면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마이리얼트립이 없었다면 홍스타투어도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코로나 이전엔 마이리얼트립의 여행자 비율이 절반 정도였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95% 정도 돼요. 여행 시장에는 정말 많은 여행 상품이 있어요. 치열한 시장에서 가이드 개인의 능력으로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고 노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마이리얼트립처럼 여행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고객들은 여행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예약률도 높아요.

마이리얼트립에서 분기별로 우수활동 가이드를 선정해 '리얼가이드'를 붙여주는데, 이게 일종의 검증된 상품과 가이드라는 의미가 돼 여행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되기도 해요.

또 마이리얼트립 시스템을 통해서 편리하게 예약을 받을 수 있고 SNS 홍보 지원도 해줘요. 상품 취소나 환불, 변경 등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까다로운 부분을 중재해주기도 합니다. 

열정이 꿈틀대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타고난 가이드 체질이에요. 


-여행 가이드를 시작하기 전에 직장 생활을 하신 적이 있나요

▲20대 초반에는 약 5년간 직업군인 생활을 했어요. 대학교를 다닐 때는 호텔 카지노에서 2년 간 근무하면서 학업을 병행했어요. 졸업 후에는 3년 정도 제주에 본사가 있는 IT회사에서 장소 데이터 운영을 했어요.

직장생활을 할 때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과 휴가, 안정적인 수입이 있었죠. 또 계절 비수기와 성수기에 따른 수입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점이 직장생활의 큰 장점이었죠.

-편안한 직장생활 대신 여행 가이드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직장을 다닐 때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출 수가 있었고 여가시간도 많았어요. 하지만 마음 속에서 열정이 계속 꿈틀대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고 나서서 설명하고 챙겨주는 걸 많이 좋아하거든요. 타고난 가이드 체질이에요. 

직장을 다니면서도 주말을 활용해 가이드 활동을 시작했어요. 제주도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제주도를 설명하고 함께 여행을 만들어갈 때 진짜 가슴이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얻은 가슴 뛰는 느낌, 이게 제 일의 가장 큰 장점이자 저의 원동력이에요.

-수입이 일정적이지 않은데 불안하지 않나요

▲가이드 생활을 시작한지 11년이고 원데이 버스 투어를 시작한지 올해 4년차에요. 여전히 불안정한 수입에 불안할 때도 있어요. 처음 2년 동안 제주 원데이 버스 투어 상품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전까지는 매월 적자였어요. 이 길이 맞나 고민도 많았죠. 스스로 불안해지지 않기 위해 비수기에도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는 투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틀에 박힌 건 싫었어요. 내가 받고 싶은 여행을
고객에게도 가이드하고 싶었어요.

-대형 여행사 가이드로 활동할 수도 있는데 직접 사업을 시작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형 여행사에서는 아무래도 틀에 박히게 돼요. 틀에 박힌 가이드나 상품이 싫었어요. 내가 받고 싶은 여행을 고객들에게도 가이드하고 싶었어요. 제주 원데이 버스 투어는 분기마다 여행 코스가 변경돼요. 그래서 2~3번 예약한 고객도 있고 최고 8번 예약한 고객도 있어요. 

-가장 어렵거나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시작했을 때 기존에 제주도에 없던 버스 투어가 잘 될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2017년 3월에 단 1명의 손님을 태우고 첫 투어를 했어요. 이후 2년 동안 조금씩 성장은 했지만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다른 버스 투어 후발주자들이 생겨나면서 이제는 시장이 형성된 것 같아요. 이제는 찾아주는 고정 수요층도 생겨났어요.

다만 아쉬운 점은 비슷한 투어 상품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여행 상품이 다시 저가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에요. 여행자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와 제대로된 투어를 제공해주는 경쟁으로 이어지면 좋을 텐데 이 부분이 굉장히 아쉬워요. 특히 신중하게 고민해서 만든 투어 코스를 그래도 복제하거나 도용하는 업체들도 있었어요.

-가이드를 할 때 가장 고려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세심함과 배려에요. 예를 들어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버스 자리 배치부터 고민해요. 소규모 인원이 함께 모여 하루를 보내는 여행이기 때문에 여행자 입장에선 옆자리에 누가 앉을지, 또는 모르는 사람과 앉게 돼 불편하지는 않을지가 걱정일 수 있어요. 최대한 혼자 오시는 분들도 불편하지 않게, 그리고 일행과도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원의 최대 70%(최대 18명) 정도만 탑승하도록 제한하고 있어요.

여행에서 날씨는 정말 중요한 요소에요.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여행 코스를 조정하기도 해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때는 그날의 최대한 날씨가 좋은 장소 순서대로 투어 동선을 수정하죠. 버스 안에는 항상 우산을 넉넉하게 준비해두고 사진도 예쁘게 찍을 수 있도록 다양한 색상의 우산을 준비하고 있어요.

'홍스타투어' 홍승우 대표가 촬영한 사진. [사진=홍스타투어]

-여행 상품 설명에 보면 사진이 눈에 띕니다

▲제가 버스 기사이자 가이드지만 고객들의 추억을 담는 사진기사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사진을 배운 적 없지만 정성껏 찍은 사진을 보고 고객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껴요. 멋진 사진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VR 드론 촬영 교육도 수료해 사진 촬영 구도를 이해하고 있고 사진을 찍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바닥에 누워서 사진을 찍기도 해요. 드론으로 촬영하냐는 얘기도 듣지만 드론으로 촬영하지는 않아요. 

-마이리얼트립이나 다른 여행 플랫폼 입점을 주변에 추천하나요

▲네. 혼자가면 빨리가지만 함께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기엔 한계도 있고 힘도 부쳐요. 내 상품에 자신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여행플랫폼을 활용해서 시작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실제로 택시 운전을 하는 지인에게 추천해 제주 택시 투어를 진행하시는 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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