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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발견]수공예 유아용품으로 억대 매출 비결은

  • 2020.06.24(수) 11:32

유아 패브릭 수공예 브랜드 '유호랑' 김미리 작가 인터뷰
아이디어스 플랫폼 통해…직원 월급 걱정이지만 자유로움 큰 장점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새로운 업(業)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일정 시간 동안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는 것만 직업은 아니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시기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인터넷에는 수많은 쇼핑몰이 있다. 그 중에서 소비자 눈에 띄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대형 브랜드나 대형 쇼핑몰이 아닌 개인 쇼핑몰은 홍보나 마케팅 여력이 부족하다. 정성껏 손수 제작한 상품이더라도 소비자의 호응이 없으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유아 헤어악세사리, 패브릭 등을 직접 제작하는 핸드메이드 브랜드 '유호랑'의 김미리 작가는 2016년 4월부터 블로그를 통해 유아용 헤어밴드를 조금씩 판매하다가 정식 사업자를 내고 같은 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공예품 플랫폼 '아이디어스'에는 2018년 9월에 입점했다. 현재 아이디어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디어스는 수공예품만 판매해 판매자들을 '작가'라고 부른다. 유호랑은 아이디어스 입점 1년 만에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호랑의 김미리 작가 [사진=유호랑]

일단 미싱부터 샀어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 없어서
제 생각대로 만들었더니 '이거다' 느낌이 왔죠.

-어떻게 유아용 헤어밴드를 만들게 됐나요

▲출산 후 산후우울증이 있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는데 유아용품만 눈에 보였어요. 당시 유행하던 잔디쿠션을 사고 싶었는데 남편이 반대했어요. 남편은 실리를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기도 하고 잔디쿠션이 비싸기도 했었고요.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모아놓은 돈도 많지 않았고 사고 싶다고 다 살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뭐든 해야하는 성격이어서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용돈으로 가정용 미싱을 구매했어요. 

집도 좁고 미싱을 놓을 곳도 마땅찮았지만 유튜브를 보면서 이것저것 만들다보니 너무 재밌었어요. 아이에게 곰돌이 헤어밴드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봐도 제가 원하는 스타일은 없어서 제 생각대로 직접 만들어봤어요. 만들고 난 뒤에 느낌이 왔어요. "이걸 팔면 대박이겠다."

-그래서 헤어밴드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셨군요

▲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제가 만든 헤어밴드 사진을 올렸어요. 인스타그램 친구들이 구매했지만 온라인으로는 그렇게 활성화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수원에 있는 플리마켓에 나가게 됐는데, 베이비페어 관계자에게 발탁돼 베이비페어에 제가 만든 상품을 납품하게 됐어요. 베이비페어에 많이 나갈 때는 1주일에 3군데씩 나가기도 했어요. 그 덕분에 오프라인으로 먼저 알려지게 됐어요. 그래도 상황이 많이 좋진 않았어요.

유호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 [사진=유호랑]

-온라인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게 된 계기는 언제였나요

▲베이비페어에 참여하다보니 여러 쇼핑플랫폼에서 문의가 많이 왔어요. 일단 들어오는 기회는 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러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판매했죠. 제 개인 사이트 매출보다 플랫폼 매출이 더 많았어요. 지금은 아이디어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만 이용하고 있어요. 

-초반에 베이비페어나 여러 쇼핑몰에서 연락이 올 정도면 상품 디자인이나 퀄리티가 좋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손재주가 있는 편인가요

▲어렸을 때 미술학원을 오래 다닌 적은 있지만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성악을 전공했었죠.

손재주보다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해요. 저는 꼼꼼하지 못한 편이에요. 가령, 검은색 헤어밴드에 흰색 실로 마무리하기도 하죠. 하지만 지금은 손재주 있는 저희 직원들이 있어서 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고 있어요. 제가 아이디어로 샘플을 만들면 저희 직원들이 더 고급스럽게 상품을 업그레이드해요. 

-수출도 했다고 들었어요.

▲중국으로 수출을 꽤 많이 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중국 수출이 뚝 끊겼어요. 알고보니까 중국에서 저희 제품을 카피해서 팔았더라고요. 심지어 역으로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품질은 저희 제품이 월등히 좋아요. 공산품이 아니라 직접 제작하기 때문이에요. 저희 객들이 더 싼 중국제품을 사용했다가 다시 저희 제품으로 돌아왔어요. 하지만 중국 수출은 여전히 끊긴 상태에요.

2년간 적자였어요.
안되니까 더 새로운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직장 생활에 비해 수익이 일정하지 않을 때도 있을 텐데 불안하지 않나요

▲처음엔 취미 삼아 시작했기 때문에 큰 두려움은 없었어요. 남편이 직장을 다니고 있고 만약 사업이 잘 안되더라도 제가 성악을 전공했으니까 저도 레슨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어서 불안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인건비가 나가고 재고가 쌓이면서부터는 조금씩 두려워지기도 했죠.

-사업 처음부터 수익이 많이 났었나요

▲처음 2년 동안은 거의 적자였어요. 상품이 잘 안 팔리는데 직원 인건비는 나가야하니 숨이 막혔어요.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가 수천만원을 손해보기도 했고요. 생각해보면 잘 안됐던 시기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연구했어요. 이 상품은 잘 안 팔리니까 다른 디자인, 다른 상품을 계속 고민했죠.  

그러다가 위그밴드(가발밴드)가 나오게 됐어요. 그리고 헤어밴드만으로는 시장성이 부족해 코스튬 옷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2019년엔 돼지 코스튬 슈트로 아이디어스에서 상을 받았어요. 안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호랑의 김미리 작가(오른쪽 첫번째)가 아이디어스가 지난해 개최한 '제3회 핸드메이드 어워드'에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유호랑]

-작년이 제일 좋았던 시기였겠어요

▲잘 팔려서 좋았지만 마음 고생도 많이 했던 시기에요. 아이디어스는 판매 작가와 고객이 직접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소통해요. 좋은 제안도 많이 들어오지만 때로는 메세지가 너무 많이 와서 공황장애가 온 적도 있었어요. 

이 상품은 왜 플랫폼마다 가격이 다르냐는 불만 메시지도 있었고, 상품에 끈 추가나 선물 포장 요청 등의 1대1 문의도 많이 들어와요. 수공예품이다보니 고객이 원하는 맞춤 제작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기도 하죠.

자유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창조한다는 기쁨, 내가 만든 걸 누군가가 사용한다는 점이 희열이에요.

-최근 업무 패턴은 어떠한가요

▲예전엔 모든 일을 다 했지만 지금은 상주 직원도 생겨서 디자인과 CS 업무 위주로 합니다. 고객 대응업무가 제일 중요해요. 출근은 일주일에 2~3번정도 하거나 아이디어가 있을 때마다 출근해요. 제가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사무실에 정착했어요.

-직접 출근을 하지 않아도 업무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요

▲신뢰가 중요하고 서로 먼저 배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퇴근 시간보다 일찍 퇴근해야 하는 직원이 있으면 먼저 퇴근하도록 배려해주고, 판매가 잘 안 될 때는 근무 시간을 직원들이 먼저 조정해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절대 자르지 않았어요. 어려워도 같이 견디면서 서로 신뢰가 쌓이게 됐어요. 

플랫폼의 홍보 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플랫폼을 활용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나요

▲우선 아이디어스에 입점했다는 의미는 까다로운 아이디어스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의미에요. 그러다보니 자부심이 크죠. 그리고 상을 받았을 때도 뿌듯했어요. 아이디어스에서 작가들에게 선물을 줘요. 다이어리, 손편지, 명함, 테이프스티커 등을 주기도 하고 유튜브처럼 판매량에 따라 금뱃지, 은뱃지도 받을 수 있어요.

플랫폼의 홍보 마케팅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에요. 직접 판매도 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마케팅을 해야하는 부분은 많이 부족해요. 하지만 아이디어스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광고를 할 때 작가들 상품을 올려요. 아이디어스에서 따로 광고비를 작가들에게 받지는 않아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광고에 상품이 실리면 반응이 빠르게 와요. 

플랫폼을 이용하면 플랫폼 사용자들이 많으니 꾸준한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개인 마켓보다는 플랫폼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유호랑 사무실 내부. [사진=유호랑]

-일반 직장생활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은 무엇이 있나요

▲인건비나 사무실 월세는 항상 걱정이에요. 하지만 훨씬 자유로워요. 제가 만든 제품을 다른 아이가 하고 다니는 걸 봤을 때 희열이 정말 커요. 다가가서 우리가 만든 거라고 얘기하고 싶죠. 수익이 난 만큼 제 일에 대해 다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상품과 디자인에 대해 여전히 많이 투자하고 있어요.

사업을 하기 전에는 성악 전공이라 직장생활을 하지는 않았어요. 어린이합창단 보컬강사, 교회 솔리스트, 방과후 성악 교사, 개인 레슨 등은 했었죠. 제가 좋아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는 없었어요. 하지만 뭔가 창조해내는 기쁨과 그때보다도 수익이 더 많은 건 큰 장점이에요.

-플랫폼을 통해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싶은 분들에게 조언 해주세요

▲입점 문의가 들어오면 무조건 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저는 아이디어스 MD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서 입점했어요. 아이디어스의 경우 처음에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어요. 작가의 신념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스에는 나보다 성공해본 작가들이 많기 때문에 노하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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