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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잡힌 공공 와이파이…멀어지는 디지털 격차해소

  • 2020.10.15(목) 15:38

[디지털, 따뜻하게]
구축·운영 놓고 정부-서울시 불필요한 기싸움
코로나로 디지털 불평등 심화, 공익 도움안돼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공공 와이파이'는 디지털 정보격차를 줄이는 주요 수단으로 꼽히는데요.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축·관리 주체를 놓고 불필요한 기싸움을 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서울시 이야기인데요. 정보격차를 해소하려는 방향성은 일치하는 만큼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심화하는 정보격차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모으는 혜안이 필요해보입니다.

과기정통부 "서울시 자체적인 공공 와이파이 구축은 현행법 위반 가능성"
서울시 "디지털 전환 과정, 자치분권 흐름과 맞지 않은 법은 개정해야"

최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확대하면서 과기정통부와 의견이 엇갈리며 충돌을 빚었습니다. 

배경은 이렇습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는 방식은 세가지 모델로만 가능한데요.

즉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투입하고 통신사가 구축·운영 및  유지보수하는 방안 ▲지방 공기업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거나, 서울시 산하기관이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하는 방안 ▲지자체가 자가망을 통신사에 임대하고, 통신사는 해당 지자체에 회선료를 할인해 통신사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하는 방안입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은 이 같은 방식에서 벗어납니다. 시가 직접 와이파이 통신 시설을 구축·운영 및 유지 보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보안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설명입니다.

또한 이미 서울에는 상당한 수준의 네트워크가 구축됐기에 중복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현행법이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법을 해석할 때 상충하는 부분이 있으면 개정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지방정부의 공공 서비스 확대를 제한하는 것은 자치분권의 흐름과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공공 와이파이, 정보격차 접근성 해소 차원서 '중요'
불필요한 갈등보단 해결책 마련에 힘 모아야

과기정통부와 서울시가 다투는 사이 디지털 정보격차의 '접근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통한 정보 접근성 개선에 발목이 잡힐 수 있으니까요.

정보격차 분야의 최대 취약계층인 고령층은 인터넷 요금이 부담스러워 인터넷 접근을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은 지난해 기준 85.5점으로 일반인 94.4점에 비해 상당히 취약했습니다.

이들이 비자발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 중 80%는 사용법이 어렵다는 것인데요. 특히 다음으로 많은 40%에 달하는 이유는 인터넷 이용요금이 부담스럽다는 것입니다.

다만, 공공 와이파이는 과기정통부가 지적한 것과 같이 안정적인 운영 주체에 의해 지속적으로 비용이 투입돼야 지속 가능합니다. 

기존에 구축한 공공 와이파이가 오래 되면 이로 인한 고장, 속도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죠. 이를 체계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주체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관리 주체의 기술 수준이 낮아 보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 역시 커집니다.

무엇보다 이런 것들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공공 와이파이라는 특성에 맞지 않게 지역 간 불균형도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컨대 '공공 CCTV'의 경우 지자체별로 관리를 하면서 예산이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에 설치된 CCTV는 2018년 말 기준 무려 5221개나 있는 반면, 도봉구는 858개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공공 와이파이 관리 주체를 놓고 다투는 것은 정보격차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갈등 양상으로 보입니다. 양쪽의 정책 방향성이 같다면, 힘대결이나 논리대결에 나설 것이 아니라 서둘러 대안을 마련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방향성은 격차 해소에 있습니다.

▷편리했던 디지털의 역설, '디지털,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
http://www.bizwatch.co.kr/digitaldi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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