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이용자라면 '미스터타임(MR TIME)'이라는 시계 바탕화면(워치페이스) 플랫폼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마치 추억의 컴퓨터용 MP3 프로그램 '윈엠프(Winamp)'에서 개성 넘치는 스킨을 골라 탑재하듯 미스터타임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멋진 디자인의 시계 화면을 가져다 꾸밀 수 있다.
이 플랫폼은 현재 250만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110만여개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한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스터타임을 만든 앱포스터의 경성현 대표는 5일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에서 "스마트워치 플랫폼으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고 향후에는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워치 하드웨어까지 제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스터타임은 안드로이드(웨어)와 갤럭시워치(타이젠), 애플워치(iOS) 등 다양한 스마트워치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워치페이스 다운로드 및 제작 플랫폼이다. 오픈마켓처럼 누구나 워치페이스 디자인을 제작해 올릴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북미와 유럽, 한국을 포함한 200여개 국가에서 구글피쳐드(구글의 내부 심사로 직접 추천하는 앱)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글로벌 워치페이스 제작 업체들이 스마트워치 본연의 기능만을 구현하는데 집중하는 반면 미스터타임은 패션과 브랜드에 강점을 갖고 있다.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 메종키츠네(maison kitsune), 이태리의 슈퍼바이크 브랜드 두카티(Ducati)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워치페이스 및 시계줄(스트랩)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2010년에 설립한 앱포스터는 초기에 모바일 소셜노래방 서비스 사업을 하다 2014년부터 지금의 워치페이스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는 회사다. 창업자인 경 대표는 홍익대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미대 출신으로 원래 디자인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앱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경 대표는 "당시 유럽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애플 디자인에 매료돼 앱 서비스 개발로 이어졌다"며 "유럽에서 만든 앱 서비스들을 한국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2009년에 귀국했는데 아직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나오기 전이라 사업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노래방 관련 앱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80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등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대한민국 앱어워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래방 앱 서비스 다음으로 집중한 분야가 지금의 스마트워치 콘텐츠다.
경 대표는 "애플 MP3P 아이팟을 시계처럼 손목에 차고 다닐 정도로 평소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삼성전자의 타이젠OS 관련 컨퍼런스에 참가해 삼성의 첫 스마트워치인 갤럭시기어1을 보게 됐다"라며 "갤럭시기어의 화면이 디자인 전공자로서 봤을 때 예쁘지 않다고 생각해 직접 제작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경 대표가 이끄는 앱포스터는 갤럭시 앱장터에 매주 2개씩 새로운 페이스워치 콘텐츠를 올리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게 됐다. 앱포스터의 콘텐츠는 초기 갤럭시 앱장터 전체 다운로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삼성전자에서도 협업하자는 요청이 왔으며 실제로 후속 모델인 갤럭시기어2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콜라보를 통한 결과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파트너사가 된 계기다.
앱포스터는 워치페이스 뿐만 아니라 스트랩 제작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경 대표는 "앱포스터는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동안 투자를 받아 서비스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역량을 모았다"라며 "글로벌 회사들과 차별화를 위해 스트랩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삽입한 제품을 만들어 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 대표는 앞으로 앱포스터를 스마트워치 글로벌 1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경 대표는 "강력한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스마트워치를 만드는 것이 장기 목표"라며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앞으로는 다양한 플레이어들로 재편될 텐데 콘텐츠와 하드웨어 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곳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