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공시요정은 현대모비스의 자기주식 소각, 가수 차은우의 소속사 판타지오의 주식분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공모주 청약 결과 내용을 분석해봤어요~
# 현대모비스: 자사주 26만주 소각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이자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현대모비스가 28일 자기주식 26만1600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함. 이번 자사주소각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주식 수만 감소하고 자본금의 감소는 없음. 다른 말로 이익소각이라고도 함.
배당가능이익이란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줄 재원. 현대모비스는 재원의 일부를 활용해 자사주를 취득(2019년 130만주, 2020년 98만3000주)했음.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을 줄여 주가안정화 및 주가부양을 할 목적이었던 것. 이렇게 취득한 자사주는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소각할 수 있음. 다만 다른 사람에게 팔면 이 물량이 다시 시장에 나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자사주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소각을 하기로 한 것.
이번 자사주 소각이 주주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은 지난해 2월 발표한 수시공시의무사항에서도 확인할 수 있음.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1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함과 동시에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한 것. 이미 2019년 4월 203만7169주, 202년 2월 25만2000주를 소각 완료함.
☞관련공시: 현대모비스 2020년 6월 11일 [첨부정정]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
# 판타지오: "동전주 액면분할합니다~"
그룹 아스트로 소속이자 얼굴천재로 불리는 차은우의 소속사 판타지오(코스닥 상장)가 28일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100원, 즉 5조각(5:1)으로 쪼갠다는 내용의 공시를 발표. 액면가란 기업이 최초로 발행한 주식의 1주당 가격임. 액면가는 표면적 가격으로 실제 주식시장에서의 거래가격과는 차이가 있음.
판타지오의 액면분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 지난 2013년 액면가 5000원을 500원(10:1)으로 쪼갠 이후 두 번째.
현재 판타지오의 총 발행주식수(보통주)는 7270만3943주. 이를 5분의 1로 쪼개면 3억6351만9715주로 늘어남. 판타지오 주주들의 주식가치에는 변함이 없음. 주식수는 5배로 늘어나고, 반대로 주가는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짐. 가령 1만원짜리 10주를 가진 주주라면 5:1 액면분할로 1주가 5주가 되면서 보유주식수는 총 50주가 되며, 1주당 주가는 2000원이 되는 것. 주식 수만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가치도 변함은 없음.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음. 액면분할로 1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이전보다 주가가 저렴해 보이는 효과+늘어난 주식 수만큼 거래 활성화로 유동성이 커지기 때문. 판타지오 역시 이번 주식분할의 목적을 '유통주식수 확대'라고 밝힘.
다만 판타지오의 1주당 가격은 최근 한 달 동안 800원~900원 사이를 오갔음. 동전주라 불릴 정도로 주식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님. 2018년 삼성전자처럼 1주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할 정도로 너무 비싸서 거래를 쉽게 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한 사례로 보긴 어려움.
따라서 회사의 면면을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 판타지오의 회사 재무구조 상황은 좋지 않음. 결손금이 계속 늘어나면서 현재 자본금이 자본총계보다 더 많은 ‘자본잠식’ 상황.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률은 3분기말 기준 43% 수준(비지배지분 포함시 38.7%). 코스닥상장회사는 반기말 또는 사업연도말 기준 자본잠식률 50%가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
액면분할을 실시한 이후 감자(주식수를 줄여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것)를 해서 결손금을 해소하는 사례가 있는데 판타지오도 지난해 말 감자를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레인보우로보틱스: "나는 2주인데 너는 3주?"
지난달 25일~26일 이틀 간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레인보우로보틱스. 경쟁률 1201.26:1, 증거금만 3조원 가량이 모임.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지난해 12월 공모주청약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일괄청약 방식으로 균등배분(일반청약자 배정물량의 50% 이상을 청약자 전원에게 균등하게 배정하는 것)을 적용한 기업.
그런데 두둥! 28일 나온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확인해보니 증권사별로 균등방식으로 받은 주식수가 달랐다는 점. 미래에셋대우에 10주(최소청약단위)를 청약한 투자자들은 균등방식으로 2주를 배정받음. 하지만 대신증권에서 10주를 청약한 투자자들은 3주를 받음. 아니 누구에게나 똑같이 배정하는 균등방식이라며 그런데 대체 왜?
이유는 청약건수 차이 때문.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은 일반청약자 공모주 배정 물량을 50:50으로 균등하게 가져갔음.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에서 청약한 청약건수는 8만3522건. 반면 대신증권의 청약건수는 3만7921건이었음. 무려 2배 이상 차이남.
균등방식은 배정물량을 청약건수(청약자 인원수)로 나눈 몫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무리 균등방식이어도 청약건수가 더 많은 증권사는 1명당 돌아가는 물량이 적어질 수밖에 없음.
청약건수뿐만 아니라 증권사별 인수물량도 살펴봐야함. 지난달 21일~22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솔루엠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총 5개 증권사에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함.
미래에셋대우에서 10주(최소청약단위)를 청약한 투자자들은 균등방식으로 5주를 받음. 하지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에서 청약한 투자자들은 10주 청약해 3주를 균등방식으로 받음. 삼성증권에서 10주 청약한 투자자들은 1주밖에 못 받음.
이는 증권사별 공모주 인수수량이 다르기 때문. 솔루엠의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은 128만주. 이 중 55%를 미래에셋대우가 가져가고 나머지는 KB증권(15%), 하나금융투자(13%), 신한금융투자(12%), 삼성증권(5%)였음. 인수수량이 적으니 균등방식으로 받는 물량도 줄어든 것.
더욱이 상반기 중 중복청약금지 시스템이 들어오면 공모주 청약을 할 때 한 명의 투자자가 한 곳의 증권사에서만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 증권사별 공모주 인수수량, 경쟁률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청약해야 할 듯.
☞관련공시: 레인보우로보틱스 1월 29일 증권발행실적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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