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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 놓친 CJ ENM, 신세계보다 1000억 모자랐다

  • 2021.04.02(금) 17:35

1700억 제시, 2700억 부른 신세계에 밀려
쿠팡 상장 효과, 이커머스 기업 몸값 뛰어

'CJ오쇼핑'을 운영하는 CJ ENM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이하 W컨셉) 인수전 본입찰까지 참여했으나 신세계그룹보다 약 1000억원을 적게 제시해 인수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뉴욕증시 데뷔' 효과로 W컨셉의 몸값이 갑자기 오르면서 CJ ENM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W컨셉 매각을 추진해 온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측에 17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SSG닷컴)가 제시한 매각금액 약 2700억원보다 1000억원 적은 액수다. 

CJ ENM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곳이다. IMM PE가 선정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CJ ENM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IB 업계에선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매물 실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CJ ENM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CJ ENM의 인수 의지도 강했다. 'CJ몰(CJ mall)' 운영 만으로 이커머스 사업 성장에 한계를 느낀 CJ ENM은 W컨셉과 같은 여성 패션에 특화한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커머스 부문인 CJ오쇼핑은 주요 고객층이 홈쇼핑 채널을 자주 이용하는 고연령층이라 2030 젊은층 고객의 유입이 필요했다. W컨셉은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2030 여성 특화' 편집숍이다.

CJ ENM의 W컨셉 인수전의 걸림돌은 결정적으로 '쿠팡의 뉴욕 상장'이다.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자극을 받은 매각사 측이 CJ ENM이 제시한 금액(1700억원)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쿠팡 기업공개(IPO) 이후 이커머스 기업들의 몸값이 워낙 높아졌다"며 "펀드 출자자들로부터 가격을 올리라는 요구가 강했다"고 말했다. IMM PE는 1조3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펀드로 2017년 W컨셉 지분 80%를 인수한 바 있다.

W컨셉 인수전에선 입찰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무신사와 신세계가 뒤늦게 뛰어들어 막판에 경합을 벌인 것도 눈길을 끈다.

무신사는 남성 고객층이 두터운 패션 편집숍으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는 SSG닷컴의 상품 거래액 확대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 상태다.

IB 업계에서는 W컨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CJ ENM이 새로운 매물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허민호 CJ ENM 대표는 "새로운 성장 플랫폼인 모바일 쇼핑몰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서비스를 차별화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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