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게임 '블레이드&소울2'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랐으나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다 사전예약 기록 등을 세우며 기대치를 한껏 높혔으나 예상만큼의 게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에다 과금 모델 등에 대한 이용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블소2는 출시 이틀째인 27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1위로 차트에 진입한 뒤 전날 기준 5위에 안착했다. 당초 증권가 등에선 론칭 후 곧바로 매출순위 1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가 많았으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 게임은 2012년 출시된 PC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후속작이다. 원작 블레이드앤소울은 출시 당시 개발기간 6년,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블소2 역시 사전예약에 746만명의 이용자가 몰리며 국내 최다 사전예약 기록을 다시 세웠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무늬만 다른 리니지'라는 과금 모델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블소2의 '영기' 시스템이 기존 리니지 시리즈의 과금 모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영기는 블소2판 '아인하사드'라 불리는 캐릭터 성장 능력으로 핵심 수익모델(BM) 중 하나다.
즉 추가 경험치 및 추가 재화 획득률 증가, 비각인(거래가능) 아이템 획득 가능 효과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이용자들은 블소2가 유료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선 사실상 플레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엔씨소프트는 곧바로 영기 시스템을 개편했다. 모든 이용자가 시즌패스 상품 구매 여부와 무관하게 거래 가능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 주요 불편 사항이었던 '게임 플레이만으로 거래소를 이용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해소한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과금모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리니지M'의 대표 과금 요소로 꼽히던 문양 시스템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문양 채우기를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가 이미 거액을 들인 이용자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나흘 만에 롤백(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단행했지만 소수의 고과금 이용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엔씨소프트가 올 들어 잇달아 내놓은 신작들은 좀처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은 반짝 흥행에 그쳤고 블소2 역시 초반 흥행 열기가 예상 수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이은 악재에 주가도 흔들렸다. '블소2'가 출시된 지난 26일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전일대비 15.29% 떨어진 70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이튿날인 27일에도 전일 대비 7%나 빠졌다.
엔씨소프트는 연내 '리니지W'의 글로벌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택진 대표이사는 리니지W에 대해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한 프로젝트"라고 소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리니지W 출시로 인해 리니지M에 대한 자기잠식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서구권에서 MMO 장르가 생소하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현재 리니지W의 성과가 내년 이익 추정치의 상향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변수"라며 "향후 주가 반등은 리니지W 흥행의 가시화에 달려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