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월 5만9000원에 24기가바이트(GB) 데이터 용량을 쓸 수 있는 5G '중간 요금제'가 나온다. SK텔레콤이 신고한 중간 요금제를 정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그동안 통신사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소량 구간(10~12GB)과 대용량 구간(110~150GB)으로 양극화되어 있었다.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용량이 23~27GB인 것을 감안할 때 중량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가 없었던 것이다.
일각에선 더 잘게 나눈 요금제가 나오길 기대했으나 대체로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과기정통부, SKT 5G 요금제 수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지난 11일 신고한 5G 요금제를 수리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 요금제를 내놓을 때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이익과 공정경쟁 저해 여부 검토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이날 SK텔레콤이 신고한 5G 요금제를 수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측면에서 이번 신고안이 5종의 요금제를 신설해 데이터 소량·중량·대량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하고 8GB 이하 및 11~24GB 사이 이용자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는 점을 고려해 신고를 수리했다고 했다.
또 중량 구간 등 신설로 기존 대비 구간 간 데이터 제공량 격차가 완화되는 점, 무약정으로 약 30%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온라인 요금제도 함께 신고해 이용자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공정경쟁 측면에서도 알뜰폰 사업자에게 소량·중량 구간을 도매제공할 계획으로 중저가 중심의 알뜰폰 사업자와의 경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수리를 결정했다.
24GB 요금제 추가한 SKT
SK텔레콤이 신고한 신규 5G 요금제는 월 4만9000원(8GB), 월 5만9000원(24GB), 월 9만9000원(무제한 데이터) 등 일반 요금제 3종과 월 3만4000원(8GB), 월 4만2000원(24GB) 등 온라인 전용 요금제 2종이다.
이 가운데 이른바 중간 요금제에 해당하는 것이 월 5만9000원(24GB) 요금제다. SK텔레콤은 상위 1% 헤비유저를 제외한 하위 99%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중량 구간의 데이터 제공량을 24GB로 정했다.
11~24GB 사이 이용자의 경우 기존에는 월 6만9000원(110GB) 요금제를 선택해야 했지만 월 5만9000원(24GB) 요금제 신설로 월 1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월 8GB 이하 이용자도 4만9000(8GB)원 요금제가 생기면서 월 6000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이로써 SK텔레콤의 요금제는 5G 일반 요금제 6종과 5G 언택트 요금제 5종, 청소년 요금제 1종, 어린이 요금제 2종 등 총 16종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새 요금제는 다음달 5일 출시된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 담당은 "고객들의 이용 패턴을 고려해 고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5G 요금제를 선보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앞으로도 SKT 전 상품 영역에 걸쳐 고객이 만족할 수 있고 고객 편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생색내기' 비판에 "5G 요금제 보다 세분돼야"
그동안 5G 요금제는 데이터 10~12GB(월 5만5000원) 이하와 110GB(월 6만9000원) 이상으로 이원화돼 5G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인 23~27GB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4월 5G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을 고려한 5G 요금제 다양화를 정책 방향으로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1일 통신3사 CEO 간담회에서 4G 중간요금제의 조속한 출시를 요청했다. 통신3사가 8월 안에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이들 사업자가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24GB 보다 한단계 위 요금제도 나오길 희망하고 있다.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7GB라는 점을 감안하면 데이터양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은 "5G는 저량보다는 중량 구간에 이용자들이 몰려 있는 만큼 24GB 요금제 출시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다만 5G 요금제가 더 세분돼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또 "현행 제도에서는 요금제 출시를 반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통신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청년·시니어 요금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요금제 세분화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