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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20% 이상 떨어트린 'FTX 사태' 뭘까

  • 2022.11.11(금) 09:30

글로벌 거래소 FTX 경영난
비트코인 2년 만에 최저치

글로벌 2위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FTX가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코인런'이 발생,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FTX가 발행한 가상자산 FTT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불안정했던 FTX의 재정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FTX 경영난의 여파로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FTT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했던 일부 코인들은 하락 폭이 더 클 전망이다. 급락한 주요 코인

지난 10일 가상자산 가격 정보 서비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만5718달러로 낮아졌다. 불과 5일 전인 2만1422달러에서 약 26% 낮아진 것이다.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 역시 1194달러까지 낮아지며 같은 기간 28% 하락했다.

이번 하락장은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가 FTT를 매도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시작했다. 바이낸스는 2019년 FTX를 지분투자한 바 있다. 해당 지분은 지난해 처분했고, 바이낸스는 21억원달러에 달하는 BUSD와 FTT를 받았다. 지난해에 얻은 FTT를 돌연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바이낸스는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인데스크 등 가상자산 전문 외신은 이달 2일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가 운영하는 투자기업 '알라메다리서치'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기사를 낸 바 있다.

특히 알라메다리서치가 보유한 자산이 대부분 FTT로 구성됐다는 것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러자 투자업계에선 FTX가 발행한 FTT를 알라메다리서치가 매수해주면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바이낸스와 매각 동의했지만

바이낸스가 FTT를 대량 매도하면서 가격은 폭락했다. FTT 투자자들 역시 매각에 나섰고, 이날 FTT 가격은 기존 25달러에서 22달러까지 주저앉으며 약 12% 낮아졌다.

이러자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는 바이낸스 측에 FTX 매각을 제안했다. 자오 창펑 바이낸스 CEO 역시 이에 동의했다. 바이낸스의 도움을 받아 FTX가 재정난을 해소하면, 글로벌 1위 거래소와 2위 거래소가 합쳐져 점유율을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프리드 CEO는 "우릴 지지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우리가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데에 매우 기쁘다"며 "(양사의 결정은) 우리의 산업이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창펑 CEO 역시 트위터에 "FTX를 인수하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문제는 이들이 매각 진행해 동의한다는 의미로 투자의향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투자의향서란 말 그대로 투자를 진행할 기업에게 의향을 밝히는 서류로,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쉽게 말해 바이낸스가 하루아침에 매각 계획을 취소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이낸스는 다음날 FTX 인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생각한 것과 달리 FTX의 재정상태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EC, FTX 조사 착수

세계 2위 거래소가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가상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FTT와 연계한 프로젝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FTT를 일정 기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디파이' 서비스의 기반이 됐던 '솔라나' 등이 대표적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루나 사태가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문제로 발생했다면, 이번 FTX 사태는 거래소가 경영상 위기를 겪으면서 생긴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가상자산 업계의 상장과 거래, 보관을 전담하는 거래소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가상자산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자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FTX 조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FTX가 파산할 수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번 조사에 대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금융 감시자로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며 강력한 조사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거래소들 역시 입장문을 발표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최근 해외 거래소 및 관계사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맡겨 두신 투자자 여러분의 현금과 자산은 안전히 보관되고 있으며, 지급불능 사태로 이어지지 않으니 안심하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는 회원사가 거래지원하고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시장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 제공 및 공동 대응을 통한 투자자 보호 조치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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