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을 바라보고 시험에 응시해주세요. 부정행위로 판단되면 불합격 처리합니다."
온라인 시험 도중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부정행위 탐지 솔루션 '아르고스'가 이를 알아채고 경고문구를 보낸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100개의 눈을 가진 영웅의 이름을 딴 이 솔루션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정행위를 잡아낸다. 정확도는 90%를 넘어선다.
AI·빅데이터 적용된 아르고스, 정확도 91% 달해
양성모 KT DS 고객서비스본부장(전무)은 지난 4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아르고스는 최근 온라인 기반 시험 증가로 관리 감독에 어려움을 겪는 관리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솔루션"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측면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비용·효율적인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르고스는 별도 프로그램 없이 웹사이트 접속만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이름·이메일·시험 아이디·접속 코드 등 정보를 입력해 로그인한 후 응시자 서약 및 개인정보 수집·이용동의 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후 카메라·마이크 연결, 본인확인을 한 뒤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아르고스에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이 활용된다. 양 본부장은 "KT가 텔코(통신회사) 기반 서비스에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는 데 발맞춰 KT DS도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아르고스라는 솔루션도 뚝딱해서 나온 게 아니라 2019년부터 지속된 노력으로 나온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아르고스가 잡아낼 수 있는 부정행위는 크게 여덟가지다. 얼굴 인식을 통해 시선·본인 여부·입을 여는 행위·실물 여부를 탐지하며, 얼굴 영역 인식을 통해 타인 배석·자리 이동·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한다. 또 객체 인식을 통해 휴대폰 사용 여부도 탐지할 수 있다.
아르고스의 얼굴 인식 정확도는 마스크를 벗었을 때 기준 91%에 달한다. 양 본부장은 "아르고스를 실제 온라인 시험에 적용해 보니 오프라인과 달리 돌발행동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이런 부분을 앞으로 어떻게 검출해서 필터링할 것인가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KT DS 관계자는 "한 장면만 보고 판독할 경우 오탐이 생길 수 있고, 경고문을 자주 보낼 경우 시험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시선 탐지를 예로 들면, 20여초 동안 추적 관찰한 후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감독 대비 40% 비용 절감
대개 부정행위 탐지 솔루션은 응시 화면을 녹화하고, 감독관이 시험 종료 후 이를 돌려보며 부정행위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와 달리, 아르고스는 실시간으로 부정행위를 탐지해 응시자와 관리자 모두에게 전달한다. 대신, 부정행위로 의심되는 부분의 앞뒤 10초 정도를 녹화·보관한다.
양 본부장은 "시험 감독 솔루션을 이용할 때는 사생활 침해가 불가피한 만큼 관련된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며 "사생활 침해 최소화를 위해 전송구간이나 데이터 저장 시 암호화해 저장하며, 사용 후에는 곧바로 삭제 조치하게 돼 있다"고 했다.
초기 단계인 만큼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탐지 솔루션은 아직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양 본부장은 "응시자의 이상 행동을 아르고스가 감지하면 관리자에게 알람이 뜬다"며 "관리자가 이를 활용해 부정행위 여부를 직접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KT DS에 따르면 아르고스 활용 시 절감되는 비용은 화상회의식 직접감독 대비 40% 정도다. KT DS 관계자는 "예를 들어 기존 방식으로는 100명이 응시할 때 10명가량의 감독관이 필요했지만, 아르고스를 활용하게 되면 1명 정도만 있어도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KT DS는 아르고스에 실시간 학습 태도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해 교육 관리 및 진단(시험)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스마트 교육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학습관리시스템(LMS) 플랫폼의 핵심 기능과 VOD 실시간 스트리밍 기능을 솔루션화하고 여기에 아르고스 솔루션을 융합해 통합된 교육용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양 본부장은 "아르고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온라인 시험과 교육이 가진 불합리성 개선, 즉 원격에서의 사용자 관리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개인과 기업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최신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기능 확장과 컨버전스로 스마트 교육 플랫폼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더 많은 고객이 더 높은 차원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