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가 만든 그림책이 세계 3대 아동도서전에 꼽히는 권위있는 상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출간한 그림책 '이사가(Moving Away)'가 2023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Special Mention)'을 수상했다고 14일 밝혔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은 매년 3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 도서전이다. 볼로냐 라가치상은 글로벌 3대 아동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권위있는 상이다. 올해는 전세계 59개국 644개 출판사에서 2349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사가가 수상한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은 창의성과 예술성, 내용과 편집이 우수한 작품에 주어진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이지연 작가가 그렸다. 작품배경은 햇살이 따뜻한 평범한 마당이다. 이곳에 개미들이 하나둘 모여 대이동하는 과정에서 겪는 모험을 담았다.
책에는 글이 없다. 색상도 검정색과 주황색 두 가지만 사용했다. 독자들이 개미의 여정에 온전히 집중해 상상할 수 있도록 개미를 제외한 모든 것은 최대한 단조롭게 구성했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하나의 초대장"이라고 평가했다.
이사가는 가로로 긴 병풍처럼 제작됐다. 독자들은 병풍 형태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개미들의 여정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을 낸 곳은 엔씨소프트의 웃는땅콩 기획실이다. 사내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총 12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구자영 웃는땅콩 기획실장은 “다양한 그림책을 통해 아이와 어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우리사회에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작가들과 협업하며 미래세대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