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가 원래 뷔페라고 한다면 김치찌개 하나로 시원하게 먹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뷔페에서 김치찌개를 만든다면 한두명 이상 맡기가 힘들 테지만, 우리는 수십명이 김치찌개만 만드니 상당히 경쟁력이 있죠."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10일 잠실 캠퍼스서 열린 클라우드 미디어데이에서 '클라우드. 심플리 핏'(CLoud. Simply Fit)을 발표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심플리 핏은 삼성SDS가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공략을 본격화하며 내놓은 새 브랜드 슬로건이다. IT서비스 컨설팅을 해온 삼성SDS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간단하게, 맞춤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삼성SDS의 전략은 "간단하게, 맞춤형으로"
삼성SDS는 시스템통합(SI)기업으로는 맏형 격이지만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다.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 퍼스트 기업을 선언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황성우 사장은 "클라우드 사업을 하기 전부터 기술은 쭉 만들어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CSP부터, 컨설팅 및 구축·운영을 돕는 MSP, 서비스형 클라우드(SaaS)까지 클라우드 기업의 핵심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
CSP의 경우 자체 클라우드인 '기업 맞춤형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바탕으로 한다. 구형준 클라우드사업부장은 "수십년간 고객기업의 니즈를 종합해서 만든 서비스"라면서 "금융, 제조, 서비스, 공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200개 이상의 시스템이 SCP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삼성SDS는 다양한 파트너사와 관계를 맺고, 기업에게 가장 적절한 CSP를 활용해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설계해준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8700개 이상의 클라우드 전문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화, 협업, 모바일보안 등 수년간 고객을 위해 개발해온 업무 솔루션, '삼성 엔터프라이즈 SaaS'도 장점 중 하나다.
전력 효율 끌어올린 동탄 데이터센터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이 될 동탄 데이터센터도 최초로 공개했다. 서울에서부터 한시간 가까이 달려가니 동부고속도로 옆에 우뚝 서 있는 동탄 데이터센터가 보였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연면적(각 층의 면적을 더한 넓이)은 3만3852㎡에 달한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HPC(고성능 컴퓨팅)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데이터센터다. 전체 랙(서버 선반)당 평균 전력이 15kW에 달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R&D를 비롯해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삼성SDS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만큼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구조로 데이터센터를 설계했다. PUE는 1에 가까울수록 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동탄 데이터센터의 PUE는 1.1이다. 국내 IDC의 평균 PUE는 2.3, 춘천 데이터센터의 PUE도 1.27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 효율이 상당히 높다.
기체 대신 액체를 이용하는 최신 냉각기술 '리퀴드 쿨링(Liquid Cooling)'을 활용했다. 22℃의 고온 냉수를 적용해 냉방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는데, 이 냉수 또한 한여름에나 냉동기를 활용할 뿐 평소에는 외부에서 끌어들이는 공기인 외기를 적극 이용한다. 컨테이너를 활용해 열기와 냉기가 섞이지 않도록 차단하고, 따로 순환시키도록 한 HAC(Hot Asile Containment)도 눈길을 끌었다.
어떠한 재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실과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실은 화재가 나더라도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대비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또한 배터리실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60초 안에 바로 전기를 공급할 비상발전기도 마련됐다.
데이터센터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전력 효율이 좋지만 화재에 취약한데 삼성SDS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심어진 배터리 모듈을 활용했다. 이밖에 24시간 머리 위에서 돌아가는 레일로봇 시스템이 매의 눈으로 누수, 침수, 화재 등을 감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