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침체로 업종을 불문하고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단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가 인력 채용을 크게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 올 상반기 연결기준 인력 규모는 약 1700명으로 2021년 800명 대비 112.5% 증가했다.
인력이 대규모 증가한 요인으론 2021년 말 선데이토즈(현재 위메이드플레이)를 인수한 영향도 없지 않으나, 그동안 게임·블록체인 분야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개발 인력을 대거 확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위메이드 사업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별도 기준 정규직 규모도 2021년 159명에서 지난해 467명으로 급증했다. 중견 게임사 가운데 인력 규모가 이처럼 증가한 사례는 위메이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증가는 현재 사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어 회사 내부적으로 고무적이란 평가다. 지난 4월 출시한 신작 게임 '나이트크로우'가 서비스 100일이 지난 7일 현재도 구글 플레이 기준 매출 2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무엇보다 위메이드가 그동안 게임 사업의 부진뿐 아니라 블록체인 사업의 부침을 겪었다는 점에서 선제적 인력 확보는 업계의 시선을 모은다.
지난 1분기 위메이드는 '미르M 글로벌'이 초반 순항했음에도 비용 증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낸 바 있다.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자체 발행한 코인 '위믹스' 지난해 말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의해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당하는 악재도 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사업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뚝심'이 발휘한 영향이란 분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장 대표는 2014년부터 위메이드를 장기간 이끌며 회사의 위기와 기회를 여러 번 경험하고 극복해낸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올 3월 개최한 위믹스 투자자 대상 첫 온라인 간담회에선 "저는 무엇이든 시작하면 지속 가능하게, 진화·발전시켜왔다"며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위메이드의 게임·블록체인 사업이 좌초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던 시점이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에도 장현국 대표는 분기별로 80~100명은 꾸준히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대규모 인력 증가도 예상된다. 나이트크로우가 업계 최상위권 매출을 내는 선전을 하면서 위메이드가 이 게임 개발사 '매드엔진'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장 대표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 성과가 뒷받침해야 지속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대기업도 부러워하는 업무환경을 자랑하던 판교 IT 기업에 대규모 희망퇴직 사태가 나타날 정도로 고용 한파가 닥친 가운데 인력 증가는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