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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재도전' 밀리의서재, 흥행 관건은

  • 2023.08.29(화) 14:21

공모가·유통량↓…전액 신주공모로 바꿔
높아진 PER 대신 대폭 할인…'흥행 관심'

KT그룹 계열사인 전자책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가 기업공개(IPO) 철회 9개월여 만에 코스닥 재입성을 노린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이번에는 공모가와 유통량을 모두 낮춘 만큼 상장 여정을 무사히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적용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번보다 높아지며 기업가치를 올려 잡은 점은 넘어야 할 산이 될 수도 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IPO 당시에도 고평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FI 의무확약 등 강해진 상장 의지

29일 밀리의서재 증권신고서를 보면 회사는 내달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신주 150만주를 발행한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IPO를 중단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이번에는 공모가와 상장 당일 유통물량을 일제히 낮췄다. 기존 2만1500~2만5000원이던 공모가 희망범위가 2만~2만3000원으로 상·하단 모두 내려갔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1622억~1866억원으로 약 13% 쪼그라들고, 공모 규모도 기존 430억원에서 300억~345억원으로 하단 기준 30%가량 축소된다. 

공모물량 150만주 또한 구주매출 없이 전액 신주모집으로 바꿨다. 앞선 IPO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구주매출을 전체의 18% 이상으로 잡으며 쓴맛을 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FI들도 상장 이후 의무확약 기간을 1~3개월로 다양하게 잡았다. 상장 당일 유통물량 비중도 전체의 34.83%에서 25.07%로 줄였다. 상장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문을 연 이래 국내 최초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플랫폼 회사다. 전자책 구독도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도슨트북과 오브제북 등 다양한 도서 멀티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회원은 600만명이다. 

KT그룹에 편입된 건 2021년 9월 KT의 다른 계열사인 지니뮤직(지분율 38.63%)에 인수되면서다. 지배구조는 'KT→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서재'다. 지난해 매출은 458억원으로 전년(289억원)보다 59%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또한 145억원 적자에서 4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지난 IPO 당시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기준으로는 회사가 내세운 추정치에 못 미친 수치다. 

높아진 기업가치...왜?

이런 상황에서 밀리의서재가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협의해 재산정한 기업가치는 의아해 보일 수 있다. 공모가와 유통물량은 시장친화적으로 낮춘 데에 반해 자체 산정한 기업가치는 오히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실제 공모가 산정을 위해 적용한 평균 PER 배수는 기존 27.98배에서 30.55배로 뛰었다. 지난해 비교기업으로 삼았던 3곳(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 가운데 키다리스튜디오와 디앤씨미디어 2곳을 제외한 대신 예스24를 넣으면서다. 

키다리스튜디오와 디앤씨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적자를 냈거나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 비교대상에서 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새로 들어간 예스24는 PER이 43.36배에 달해 같은 비교기업인 미스터블루(17.74배)의 상대적으로 낮은 PER을 상쇄하며 평균값을 끌어 올렸다. 

이로써 밀리의서재가 새로 제시한 기업가치는 지난번보다 372억원 불어난 3133억원이 됐다. 올해 반기 순이익 51억원을 기준으로 연간 102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단순 환산해 여기에 비교기업의 PER을 적용한 값이다. 

대신 이번에는 할인율을 대폭 손봤다. 재산정한 기업가치는 높아졌지만 할인율을 21.7~32.6%에서 38.2~46.2%로 수정하면서 지금의 공모가 희망범위가 나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고평가 논란 극복 여부가 이번 IPO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장 재도전에 나섰던 제이오와 자람테크놀로지의 경우 시가총액을 처음보다 많게는 1000억원 가까이도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번 (상장) 철회는 없어야 하는 만큼 회사와 주관사 모두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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