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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네이버의 미래와 함께 돌아가는 데이터센터 '각 세종'

  • 2023.11.08(수) 10:00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열어
자율주행차·로봇 등 함께 작업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경/사진=네이버 제공

[세종=최현서 기자]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서버를 냉각하기 위한 팬(fan)이 세차게 돌고 있었다. 팬이 계속 돌아가는 만큼 서버실 내부는 긴 머리카락이 펄럭일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고, 그만큼 시원했다.

지난 6일 문을 연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찾았다. '각'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경남 합천군 해인사의 장경각에서 따왔다. 팔만대장경은 고려시대에 제작한 데이터, 이를 잘 보관한 해인사 장경각은 데이터센터로 비유할 수 있다. 결국 데이터를 훼손 없이 잘 보존하겠다는 네이버의 의지를 각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낸 것이다.

네이버는 2020년 11월 각 세종의 부지를 조성했고 지난달 공사를 마쳤다. 각 세종의 규모는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 데이터 저장량은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의 약 100만배 수준인 65엑사바이트(EB)에 달한다. 엑사바이트는 최근 일반 컴퓨터 저장 용량으로 자주 쓰이는 1테라바이트(TB)의 약 100만배 수준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데이터의 소중함을 알고 성장한 만큼, 인프라도 중요하다는 걸 국내에서 처음 깨달은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네이버의 기술력이 결합해 많은 시너지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 세종은 사람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로봇이 함께 일하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각 세종 임직원의 통근을 돕는 자율주행버스 '알트비'가 있었다. 국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케이블카보다 조금 더 높고 넓은 크기였다. 최대 6명까지 탈 수 있다. 자율주행차량인 만큼 내부엔 조종석과 운전자가 없었다.

각 세종 임직원의 통근에 쓰이는 자율주행차량 '알트비'/사진=네이버 제공

알트비가 정거장으로 진입할 때 버스 가까이에 사람이 서 있자 자동으로 멈췄다.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성을 감지하면 알트비가 자동으로 운행을 멈추는 것이다. 창에는 다음 정거장을 나타내는 투명 화면이 있었다. 천장에는 버스 인근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흰색 바둑알 모양으로 나타내는 상태창이 뜨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버스 주변에 있는 사람이 어느 곳을 보고 몸을 틀었는지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수준"이라며 "알트비는 자율주행 '레벨4'을 목표로 개발됐고, 최대 시속은 20km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레벨4는 특정 환경(구역, 날씨 등)에서 자동차가 모든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고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수준을 뜻한다. 최고 단계는 레벨5로, 모든 상황과 조건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다.

각 세종 내 서버 운반에 쓰이는 로봇 '세로(왼쪽)'와 '가로'/사진=네이버 제공

각 세종의 로봇 '가로'와 '세로'는 각 세종 지하에 위치한 서버 창고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알버트 왕(Albert Wang) 네이버랩스 테크리더는 "가로와 세로는 각각 그 방향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며 "서버의 무게는 80~400킬로그램(kg)에 달하는데, 가로는 이런 고중량의 자산(에셋)을 옮길 때 쓰인다. 세로는 선반에 서버를 들어 놓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두 로봇은 창고에서 서로 협력해 서버를 옮기고 있었다. 가로가 서버를 가뿐하게 들자 세로가 이를 받아 내부의 좁은 통로를 오가며 3.2m에 달하는 선반에 서버를 안전하게 놓고 있었다. 가로의 화면에는 '세로가 자산을 꺼내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표기되고 있었다.

각 세종은 네이버 서비스의 확장, 데이터 처리양 증가 등에 맞춰 지금의 각 세종을 확장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의 비즈니스 전초기지인 각 세종은 전체의 6분의 1 수준"이라며 "각 춘천에서부터 10년간 쌓아온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클라우드 원천 기술 등을 합쳐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네이버가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성공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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