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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단숨에 제약바이오 톱…이 회사의 ESG 비결

  • 2024.02.01(목) 07:30

정연수 SK바이오사이언스 ESG팀장 인터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MSCI 'A등급' 올라
"CEO 등 경영진의 전폭 지지…본업과 일치"

SK바이오사이언스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시행한 2023년도 ESG 평가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고 수준의 'A' 등급을 받았다. 정연수 SK바이오사이언스 ESG팀장(중앙)과 팀원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시행한 2023년도 ESG 평가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고 수준의 'A' 등급을 받았다. 지난 2021년 ESG 경영에 첫발을 내디딘 지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로 MSCI로부터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인정받았다.

MSCI는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ESG 평가기관 중 하나로 전 세계 상장사를 대상으로 가장 낮은 'CCC'부터 가장 높은 'AAA'까지 총 7개의 ESG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짧은 시일 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배경에는 경영진과 실무진 사이에서 전사적인 ESG 활동을 조율하고 추진해 온 ESG팀의 노력이 있다. ESG팀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후 SK그룹의 ESG 경영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생긴 조직이다.

ESG팀은 SK케미칼에서 2018년 분사해 사실상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던 SK바이오사이언스에 ESG 경영 토대를 쌓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당시 ESG팀에 처음 부임한 정연수 팀장은 회사 내 누구도 해본 적 없는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컸다.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마음이 맞는 팀원들과 안재용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지지였다.

정 팀장은 "시작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팀원 없이 팀장으로 발령받아 가장 먼저 한 일은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었고 그때 깊게 고민한 덕분에 지금의 훌륭한 팀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또 최고경영자(CEO)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고 이는 업무 추진에 있어 많은 용기가 되었다"고 했다.

ESG 경영은 흔히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무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여겨지기도 하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르다. ESG 자체가 사업목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그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력으로 하는 백신개발·제조사업은 개별 국가를 넘어 글로벌 공중보건 차원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자사의 백신 R&D(연구개발)와 생산기반을 이전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 등 글로벌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데 이어 일본뇌염, 라싸열바이러스에 대항할 다양한 백신 개발 활동을 하고 있다.

정 팀장은 "글로벌 톱티어(최상급) 회사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 협업을 제한할 때 우리 회사의 ESG 활동에 대한 보고를 요청받고 답변한 적이 있다"며 "이러한 사례를 경험하며 사업의 관점에서 우리 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MSCI ESG 평가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고 등급을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 ESG팀의 다음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AAA' 등급을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ESG팀은 올 한 해 모든 구성원들이 ESG 경영의 가치에 공감하고, 관련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내부 커뮤니케이션(소통)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 팀장은 "분사 후 짧은 기간 동안 그룹과 모기업의 기조에 맞춰 이에 준하는 실적을 내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덕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올해는 대내적인 소통을 강화해서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의 격려와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음은 정연수 SK바이오사이언스 ESG팀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12월 성남시 분당구 화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씈싹스쿨을 진행한 모습.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ESG 조직에 대해 설명해달라

"SK바이오사이언스에는 ESG위원회, ESG팀, ESG 실무협의체 총 3개의 ESG 조직이 있다. ESG위원회는 이사회 산하 기구다. ESG팀은 ESG위원회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어젠다(의제)를 발의하고 적극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초에는 당해년도 ESG 활동 계획, 연중에는 진행 경과와 피드백을 보고하고 있다. 연말에는 당해년도 활동을 정리해 위원회에 보고한다. ESG 실무협의체는 주요 ESG 활동을 추진하는 데 있어 현업팀과 타깃(목표)을 설정하고 실행을 조율한다. 또 진행 과정에서 어려운 점 등을 논의한다."

ESG팀은 언제 만들어졌나

"202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SK그룹의 DBL(더블바텀라인,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SK그룹의 경영 원칙) 경영을 체계화하고 ESG 경영 수준을 SK그룹 관계사 수준으로 빠르게 레벨업(고도화)하기 위해 조직을 갖추게 됐다."

처음 이끌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시작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처음 SK케미칼에서 분사하면서 팀원 없이 팀장으로 발령받아 가장 먼저 한 일은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그때 깊게 고민한 덕분에 지금의 훌륭한 구성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안재용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도 컸다. 업무를 추진하는 데 큰 용기가 됐다. 팀원들이 현업팀과 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할 때 IT, 구매,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본 경험도 도움이 됐다. 이러한 부분들이 모여 저를 포함한 팀원들 모두가 두려움 없이 ESG 활동과 영역을 확대하고 또 강화해 나갈 수 있었다."

본업과 ESG 경영이 연결돼 있다고 느낀 경험이나 사례를 소개해 준다면

"타 업종 중에는 본업과 ESG 경영이 상충해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등으로 사업 전환을 고민하는 곳들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큰 의미에서 본업과 ESG 경영이 대립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백신 불균형에 대한 문제 해결을 소명으로 생각했고 우리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비례해 우리가 사회에 제공할 수 있는 공익적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

글로벌 톱티어 회사에 오픈 이노베이션 협업을 제안할 때 우리 회사의 ESG 활동에 대한 보고를 요청받고 답변한 적이 있다. 또 지난 팬데믹 기간 당사 성장의 근간이 된 CEPI, BMGF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와 파트너십을 맺는데 ESG 경영이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면서 회사가 'SKBS3.0(SK바이오사이언스의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사례를 경험하면서 사업의 관점에서 우리 팀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꼭 알았으면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ESG 활동을 하나 소개해 준다면

"2023년에 새롭게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인 '행복 방파제: 씈(SK)싹씈싹스쿨'이다. 회사 구성원들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교육을 일일교사 형태로 진행하는 내용이다. 가장 감염병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평소의 생활 습관과 백신의 순기능을 쉽게 설명하고 놀이를 통해 참여하도록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MSCI ESG 평가에서 A를 받았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분사 후 짧은 기간 동안 그룹과 모기업의 기조에 맞춰 이에 준하는 실적을 내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덕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MSCI 평가 결과를 통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속도를 조절하면서 구성원들이 좀 더 우리의 활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과 이러한 인식이 동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별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참여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구성원들과 함께 더욱 적극적으로 ESG 경영 활동을 진행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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