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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비만약' 프로젝트 기대감 커진다

  • 2024.06.18(화) 08:00

전임상 연구결과 발표…글로벌 비만약보다 효능↑
한국인 맞춤형으로 차별화…다중표적 약물 개발

한미약품의 비만약 개발 프로젝트가 순항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비만신약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한 가운데 또 다른 비만신약 후보물질은 최근 전임상 연구에서 글로벌 비만약보다 우수한 체중감량 효능을 나타냈다.

한미약품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4)에서 소개할 비만신약 후보물질 'HM15275'의 전임상 연구초록을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과체중 동물에게 이 약물을 3주간 투여한 결과, 동물의 체중이 투여 전과 비교해 39.9%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같은 기간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티제퍼타이드)'의 체중감량 효과는 각각 15.0%, 25.3%로 이보다 낮았다.

HM15275는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에 이은 한미약품의 두 번째 비만신약 파이프라인이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장호르몬 수용체 3가지(GLP-1·GIP·GCG)에 동시에 작용하는 원리로 체중감량을 유도한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만을 자극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2014년 비만환자 297명을 대상으로 20주간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약 10%의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난 바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비만관리를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고 관련 신약개발 활동을 늘리고 있다. 이른바 'H.O.P(한미 비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선점한 비만약 시장에서 한미약품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내건 첫 번째 전략은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 개발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체형과 체중에 특화된 비만약으로 개발 중이다. 고도비만 비율이 서양인보다 낮은 한국인의 특징을 고려해 급격한 체중감량 효과보다 약물의 안전성이나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두 번째 전략은 두 개 이상의 장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다중표적 약물 개발이다. 

한미약품은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3개에 동시에 작용하는 원리로 HM15275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수술에 버금가는 수준의 체중감량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HM15275의 타깃시장을 글로벌로 설정하고 연내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또 한미약품은 HM15275가 GLP-1뿐만 아니라 다른 대사질환에 관여하는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원리로 신장이나 심혈관 질환 등을 함께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한미약품은 이달 미국당뇨병학회를 앞두고 공개한 전임상 연구에서 HM15275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보다 급성 및 만성 신장 질환, 심부전, 고혈압 등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낸 것을 확인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는 2024년 148억3000만달러(20조1100억원)에서 연평균 31.5%씩 성장해 2030년 772억4000만달러(104조7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임상 결과만 보면 HM15275는 충분히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신약을 노려볼 수 있다"며 "GLP-1뿐만 아니라 다른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면 다양한 대사효과를 낼 수 있어 적응증 확장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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