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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숨겨진 알짜' 더블유게임즈 아시나요?

  • 2024.08.18(일) 12:00

해외 매출 100% 토종 게임사
하이닉스 능가한 영업이익률
부침겪으며 더해진 M&A 의지

여기 1만원어치를 팔면 4100원이 남는 '대박 장사'를 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소셜 카지노 게임사 더블유게임즈입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41.1%에 달해 SK하이닉스(33.3%)보다도 장사를 잘했습니다. 최근 3개 분기 연속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고 매출 또한 13개 분기 내 최대치를 찍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40%대 이익률…소셜카지노가 뭐기에

더블유게임즈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출신인 김가람 현 대표가 2012년 자본금 8000만원에 설립한 게임사입니다. 창업하자마자 소셜 카지노 게임인 '더블유카지노'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당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태동하던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창업 첫해 40억원 수준이던 연 매출이 이듬해 452억원으로 11배 이상 뛴 것이지요. 

흥미로운 점은 처음부터 국내 시장이 아닌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는 건데요. 소셜 카지노 게임의 대중적 입지가 확고한 지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셜 카지노 게임은 실제 슬롯이나 룰렛 등 카지노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을 온라인 플랫폼에 구현한 것입니다. '고포류'의 웹보드 게임이 고스톱이나 포커를 모사한 것처럼요. '소셜'이란 단어는 초기에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PC 웹기반으로 서비스하면서 붙었는데요. 다만 지금은 모바일 비중이 80%에 달합니다.

더블유게임즈가 더블유카지노란 단일 게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게임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게 된 계기도 있습니다. 2017년 당시 미국 소셜 카지노 게임사인 더블다운인터렉티브(DDI)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인데요. DDI는 2010년 '더블다운카지노'를 출시해 일찌감치 세계 소셜 카지노 시장을 선점한 바 있지요. 덕분에 더블다운카지노는 지금까지도 더블유게임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회, 그리고 찾아온 위기…美 집단소송

운도 따랐습니다. 지난 2019년 말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이 성장의 방아쇠를 당겨줬습니다.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카지노 게임을 즐기게 되면서 그만큼 신규 이용자와 결제금액이 뛴 것이지요. 실제 2020년 연 매출은 65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탄탄대로만 밟아왔던 건 아닙니다. 2018년 미국 워싱턴주 법원이 소셜 카지노 게임을 불법 도박으로 판단해 이용자들로부터 부당이득 반환 소송전에 휘말린 건데요. 4년여가 지난 2022년에야 합의가 가능했고 산정 합의금만 1억4525만달러(약 1885억원)에 이르렀지요. 결국 소송 관련 충당부채 등으로 그 해 2210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봐야했습니다. 

여전히 성장세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기존 게임 매출이 하향 안정화된 부분도 있습니다. 연 매출이 2021년(6240억원)부터 2022년 6172억원, 2023년 5823억원으로 역성장했지요. 다만 올해 반기 매출(3236억원)을 감안하면 다시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지노에 가려진 '100% 수출기업'

사실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더블유게임즈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국내 기업이지만 100% 해외 매출로 돌아가기 때문인데요. 해외 매출 비중이 90%가 넘지만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 크래프톤과는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블유게임즈는 이런 매출 구조 덕분에 2016년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장사도 잘하고 수출 등으로 일종의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데 반해 이 게임사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다른 유수 게임사들처럼 전면에 드러나 있지는 않은 편입니다.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에서는 아직 '카지노=도박'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슬롯을 돌리려면 '결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게임물 등급분류가 막힌 상태입니다.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게임의 면면을 볼 때 의아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먼저 지난해 4분기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게이밍(i-Gaming·실제 베팅)의 경우 베팅 결과에 따라 현금 보상과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행성으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더블다운카지노와 더블유카지노 같은 소셜 카지노는 게임에서 얻은 재화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환전성이 없습니다. 해외 시장에서 소셜 카지노를 캐주얼 게임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더 기대되는 M&A

글로벌 소셜 카지노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73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합니다. 더블유게임즈의 카지노 게임은 이 중에서도 점유율 6%, 매출 '톱5'를 유지 중이고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일러스&크레지크 게이밍'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의 분기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소셜카지노 게임사 가운데 1위였습니다.

더블유게임즈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M&A(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이게이밍 업체인 슈퍼네이션을 사들인 게 대표적인데요. 최근에는 캐주얼 게임으로도 서비스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달 출시한 '레츠 브릭(Let’s Brick)', '디바인 매치(Divine Match)'에서 그치지 않고 매치3 퍼즐 장르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터키와 이스라엘의 라이징 게임사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는 비게임 사업으로의 확장 또한 시사했는데요. "북미 시장에서 많이 이용하는 웰니스(Wellness) 구독모델로 수익화가 가능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매물을 다양하게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웰니스는 '웰빙'과 '행복', '피트니스'를 합친 말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뜻합니다. 참고로 더블유게임즈의 주요 매출처인 북미 지역의 1인당 웰니스 지출 금액은 2022년 기준 5108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토종 게임사이지만,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기대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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