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미공개 프로젝트 'P3'와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 게임인 '다크 앤 다커'의 유사성을 둘러싸고 팽팽한 법적 공방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는 10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금지 등 청구의 소를 심리했다. 앞서 넥슨은 과거 프로젝트 P3의 리더였던 최 모씨가 P3의 소스와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해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며 소를 제기했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측의 주장과 달리 다크 앤 다커는 온전히 최 씨의 아이디어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씨가 발표했던 LF프로젝트에 넥슨의 리소스가 투입됐고, 싱글 플레이였던 LF프로젝트와 달리 P3에서는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요소가 추가되는 등 변화를 겪었다.
넥슨 측 변호인은 "최모씨가 머릿속에 다 있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LF프로젝트 수준"이라면서 "피고 측이 제출한 어떤 선행 게임에도 P3와 같은 요소를 다같이 갖고 있는 게임은 없었다. 다크 앤 다커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변론기일에서 쟁점이 된 '탈출' 기능과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아이언메이스 측은 P3에는 다크 앤 다커의 탈출 기능이 없고, 순간이동 기능이 구현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 씨가 P3 원시버전을 발표할 때 이미 탈출기능이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아이언메이스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기존 장르에서도 적용된 규칙이나 요소, 이른바 '장르적 유사성'을 주장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확립된 만큼 한 장르에서 유사한 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별로 특이한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카트라이더와 배틀그라운드를 예로 들면서 유사성으로만 저작권 침해를 판단하게 되면, 선행 게임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게임은 사실상 없으며, 세부적인 아이디어 면에서는 P3와 다크 앤 다커의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넥슨이 이미 시장성이 없다면서 P3를 포기했고, 공표되지 않은 P3는 넥슨의 업무상 저작물로 보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또한 최 씨가 자의적으로 퇴사한 것이 아니며, 김 모 부사장의 주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기 위해 외부서버 사용을 핑계삼아 징계 후 해고했다고도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넥슨은 법원의 명령에도 상급 관리자(김 모 부사장)의 징계위원회 녹취록만큼은 제출하지 않았다. 어떤 의도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넥슨은 당시 징계를 받은 건 최 씨이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부사장과 관련된 서류는 이미 법원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4일 판결 선고를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