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들었던 국내 게임업계가 내년 반등의 기회를 노린다. 올해 신작 가뭄 속 실적 악화로 뼈아픈 부진을 겪었고,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통한 비용 효율화에 힘을 기울였다. 내년에는 다수의 기대작을 쏟아내면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3N·2K? 넥슨·크래프톤만 웃었다
게임업계 '맏형'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엔씨소프트의 누적 3분기 매출은 1조1687억원,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2.9%, 84.8% 줄어들었다.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하향 안정화된 가운데 신작 '배틀크러쉬'와 '호연'이 흥행에 실패했다.
크래프톤과 '2K'로 묶이던 카카오게임즈도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누적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2% 줄어든 5787억원, 영업이익은 79.6% 줄어든 128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카카오VX의 부진, '스톰게이트'와 '롬'(R.O.M)을 비롯한 신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효율화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희망퇴직과 자회사 분사, 프로젝트 정리로 수익성 재편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도 세나테크놀로지 정리에 이어 메타보라를 구조조정하고, 카카오VX 사업을 재편했다.
넷마블은 준수한 성적을 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1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 늘었고, 영업이익은 108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뷰티·헬스케어 등 실적이 저조한 사업 정리로 수익성을 키웠고,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하며 영예를 안겨 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크게 성공했다.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레이븐2'도 준수한 흥행을 이어갔다.
넥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압도적인 실적을 냈다. 넥슨은 3분기 누적매출 3조2727억원, 영업이익 1조14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5%, 3.4% 증가했다. 메이플스토리와 FC온라인 등 기존 타이틀의 탄탄한 성과에 이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블루아카이브도 일본에서 여전한 인기를 이어갔고,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도 서구권까지 시장을 확장했다.
크래프톤도 3분기 누적매출 2조922억원, 영업이익 96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 매출 1조9106억원, 영업이익 7680억원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가 서비스를 재개했고, 중동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퍼블리싱을 맡은 '쿠키런 인도'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대형 신작 줄줄이…신규 IP 확보
비교적 신작 출시가 적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굵직한 신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패스오브엑자일2'(POE2)의 초기 흥행 분위기를 이어간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신작 '발할라 서바이벌'은 다크 판타지 콘셉트의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장르 모바일 게임이다. 현재 사전예약을 받고 있으며 다음달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하반기에는 엔픽셀에서 개발 중인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저니 오브 모나크'에 이어 다수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상반기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를 시작으로 '아이온2'와 '프로젝트 LLL'을 출시할 전망이다. 빅게임스튜디오의 서브컬처 수집형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퍼블리싱 또한 예정되어 있다.
넷마블은 9종의 신작을 출시하며 다작 행보를 이어간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데미스 리본', 'The RED: 피의 계승자', '몬길: 스타 다이브', '킹 오브 파이터 AFK'를 비롯한 신작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지스타와 TGA(더 게임 어워드)에 선보이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넥슨의 경우 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내년 3월28일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민트로켓에서 선보이는 '데이브 더 다이버: 인 더 정글' DLC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크래프톤은 내년 3월 28일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출시를 시작으로 '서브노티카2', '다크앤다커 모바일' 등을 출시한다.
중견 게임사들의 차기작도 쏟아진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도 내년 4분기 출시를 앞두고 담금질에 한창이다. 굵직한 글로벌 게임 전시회에서 일찌감치 호평을 받으며 수많은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메이드가 '나이트 크로우'에 이어 선보이는 대형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도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