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매출 기준 세계 1위 CDMO 기업인 론자(Lonza)가 지난해 역성장하며 주춤한 사이 생산능력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맹추격하고 있다.
론자는 저성장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한편 매출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구조조정으로 올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생산능력 및 고객사 확대를 통해 론자와의 (매출)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론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 감소한 65억7400만 스위스프랑(약 10조51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은 9억6400만 스위스프랑(약 1조5400억원)으로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약품 CDMO 부문은 매출이 36억7600만 스위스프랑(약 5조8800억원)으로 매출이 0.5% 감소했다. 2023년 론자의 핵심 고객사였던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 협력 중단 여파가 컸다. 하지만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의약품 생산이 늘면서 그나마 선방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 CDMO 매출은 9억8300만 스위스프랑(약 1조5700억원)으로 9.3% 증가했고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매출은 6억8900만 스위스프랑(약 1조1000억원)으로 1.1% 늘었다. 캡슐 및 건강성분(CHI) 부문은 6.6% 감소한 10억54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4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론자, 매출 0.5% 감소…"CDMO 사업 집중"론자는 CDMO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저성장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이익률이 높은 차세대 사업으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20%의 매출 성장을 기대했다.
론자는 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저성장 사업부문인 캡슐 및 건강성분(CHI)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로슈와 제넨텍으로부터 33만리터 규모의 미국 바카빌 바이오의약품 공장도 인수했다. 회사측은 이 공장을 통해 올해 5억 스위스프랑(약 8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론자는 스위스 비스프(Visp)의 기존 바이오접합체 시설에 1200리터 규모의 다목적 제조시설 2개와 제조 관련 인프라를 추가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실적은 100억 스위스프랑 규모(약 15조9900억원) 였고 버텍스의 세계 첫 유전자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를 비롯한 15개 상업제품의 생산계약도 맺었다.
삼성, 생산능력 확대 가속도…"올해 매출 5조원 돌파"론자가 주춤하는 사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조5473억원, 영업이익 1조3201억원으로 전년대비 23.1%, 18.5%나 늘었다. 바이오시밀러 실적을 제외한 CDMO 매출만 보더라도 3조4971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10% 늘어난 1조3214억원이었다.
지난해 CMO 계약이 11건, CDO 계약이 21건이 체결됐으며 43억달러의 신규 수주도 달성했다. 현재 글로벌 상위 20곳 제약사 중 총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하반기 4공장이 풀가동되고 5공장(4월 준공 예정)까지 상업 생산에 돌입하면 매출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6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실적발표를 통해 "4공장 풀가동,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 20~25% 이상을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매출 기준으로는 첫 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