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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엇갈리는 '딥시크' 대응전략

  • 2025.02.25(화) 06:30

네이버 "굉장히 긍정적" vs 카카오 "안전성 우려"

"딥시크의 출연은 후발주자가 적은 규모의 투자로 선도업체를 추격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최수연 네이버 대표)

"딥시크의 'AI 안전성'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기는 어렵다."(정신아 카카오 대표)

국내 대표적 인공지능(AI) 사업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의 파괴력를 인정하면서도 세부적 대응 전략은 미묘한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 강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외부 사업자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반면 이미 '오픈AI'와 손을 잡은 카카오는 딥시크의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최근 네이버는 자사 AI '하이퍼클로바X'의 신모델을 기존 대비 40% 수준의 파라미터수로 구성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이면서 더 강력한 성능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업데이트 모델은 한국어, 영어, 코딩·수학에 대해 19개 벤치마크로 종합적인 성능을 비교한 결과 모든 분야의 평균 점수가 기존 모델을 앞질렀다"며 "대표적인 벤치마크 'MMLU(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에서는 정답률 79.6%를 기록하면서 유사한 규모의 해외 빅테크 AI 모델에 필적하는 언어이해 능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텍스트와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도 영상까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고도화했다. 그러면서 운영 비용은 기존 대비 50% 이상 개선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딥시크의 무기인 '저비용 고성능' 모델을 네이버도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 대표가 이달 초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딥시크는 후발주자가 적은 규모의 투자로 선도업체를 추격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저희 역시 선도업체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멀티모달이나 추론 능력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 비용 효율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인데, 현재의 저희도 효율적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 네이버는 다양한 외부 모델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자체적인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글로벌 빅테크 LLM(대규모 언어모델)의 도입 등 협업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있다"며 "특히 성능에 차이가 없는 여러 모델을 저희가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들의 경쟁이 더 본격화하고,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이에 질세라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자체 모델 구축에 더 큰 비중을 싣고 있는 네이버와 달리 외부 협력에 무게 중심이 있는 모양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최근 컨콜에서 "카카오의 모든 AI 기반 서비스들은 내부 AI 모델만을 고집하지 않고, 특정 서비스에서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비용 경쟁력 있게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양사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오픈AI가 자사 AI 비서 '오퍼레이터'를 국내 서비스하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지원하는 등 양사 협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영역이다. 카카오는 상반기 중으로 카카오톡 내 'AI 메이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AI 메이트는 이용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요청을 분석해 추천해주는 형태로 기획됐으며, 앞으로 전자상거래, 지도 서비스에 적용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는 딥시크 유형의 모델에 대해선 회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오히려 이와 관련한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 대표는 "딥시크는 여러 가지 안전성에 대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런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하려면 안전성 측면에서 추가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당장 바로 도입해서 비용이 많이 절감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체 AI 모델 '카나나'의 경우 올 상반기 중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카나나는 카카오 자체 언어모델과 오픈AI의 모델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구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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