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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 백신에 밀려났던 3가, 인플루엔자 시장 탈환하나

  • 2025.02.25(화) 10:24

올 하반기 국가예방접종 독감 3가로 전환
보령·SK바사·녹십자 등 생산 재개 움직임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은 현재 4개 유형 균주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이 꽉 잡고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 3가 백신이 시장을 탈환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기존 4가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면서 국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도 3가 백신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서다.

NIP는 영유아·어르신·임산부 등 대상자들에게 보건소나 국가 위탁의료기관에서 국가가 지정한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국가예방접종사업, 인플루엔자 백신 4가서 3가로 변경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현재 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인플루엔자 3가 백신의 생산, 공급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올 하반기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의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계약을 4가에서 3가로 전환키로 하면서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 국가가 영유아·고령자·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보건소나 위탁의료기관을 통해 국가 지정 백신을 무료료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앞서 WHO는 2020년 이후부터 야마가타 계통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난해 인플루엔자 백신을 기존 4가에서 3가 백신으로 접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크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인 H1N1, H3N2와 B형인 빅토리아, 야마가타 총 4종을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과 야마가타 계열이 포함돼 있지 않은 3가 백신으로 나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백신을 2015년 국내에 출시한 이후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줄줄이 4가 백신을 개발, 출시하면서 기존 3가에서 예방 범위가 넓은 4가 백신으로 시장 판도가 변화했다. 2023년까지만 해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에서 4가 백신이 약 87%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보령·SK바사 등 3가 백신 생산 재개 움직임

2020년 이후부터 코로나 확산으로 인플루엔자 감염 및 백신 접종이 대폭 감소한데다 세계적으로 3가 백신이 도태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2023년부터 3가 백신 생산이 뚝 끊겼다. 실제로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수출용·허가취하 제외) 인플루엔자 백신 총 33개 품목 중 현재 12개 품목이 생산, 유통 중이며 모두 4가 백신이다.

동아에스티, LG화학 등 일부 기업들은 3가 백신의 품목허가를 취하했고 GC녹십자의 지씨플루주,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백신VIII-TF주, 한국백신의 코박스인플루PF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주, 일양약품의 일양플루백신 프리필드시린지주 등 5개 품목이 생산을 중단한 채 허가만 유지 중이다.

국내 주요 인플루엔자 백신 허가현황. /그래픽=비즈워치

NIP 백신 전환 소식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보령이다. 보령과 계열사 보령바이오파마는 오는 4월부터 4가 백신 2종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스로부터 원액을 수입해 국내서 제조하는 3가 백신 '보령플루백신VIII-TF주' 공급에 집중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2023년 허가를 자진 취하했던 자체 3가 백신인 '보령플루백신V주'의 재허가 신청도 검토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도 2025-2026절기 NIP 계약 수주를 위해 3가 백신 생산 재개에 돌입한다. 4가 백신의 경우 민간 접종과 해외 수출 계약 등을 이유로 생산을 지속하되 국내외 시장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NIP 조달 물량 전체 42%

국내 기업들이 NIP 백신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이유는 매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024-2025절기(2024년 10월~2025년 4월)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인플루엔자 백신은 약 2800만여 도즈(회분)로, 이 중 NIP 조달 물량은 약 42%인 1170만 도즈다. 

NIP 계약 물량별로 GC녹십자 백신이 265만 도즈로 가장 많았고 △SK바이오사이언스 255만 도즈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215만 도즈 △일양약품 200만 도즈 △보령바이오파마 125만 도즈 △한국백신 110만 도즈 순이었다. 계약단가는 1만340~1만810원대다. NIP 물량으로만 100억~300억원의 연매출이 보장되는 셈이다.

다수 기업들이 NIP가 2020년 4가 백신을 도입하기 이전에도 3가와 4가를 동시 생산, 공급해왔던 만큼 3가 백신 생산 재개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은 많은 바이러스 종을 예방할 수 있는 다가 백신 선호도가 높아 NIP가 3가 백신을 도입하고 있을 당시에도 4가 백신이 강세를 보였었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장 분위기에 따라 생산물량을 조절하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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