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수익성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1위 거래소는 높은 점유율과 인지도를 기반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다른 거래소들은 마케팅비 등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6%에 달했다. 매출 5162억원에 영업이익 3963억원을 냈다.
두나무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영업이익률이 60%초반대였으나 지난해는 매출 1조7315억원에 영업이익 1조1863억원을 내 68%로 올랐다.
거래소들의 영업이익은 그해 시장 상황에 따라 좌우돼 매년 변동폭이 크지만 두나무는 업황과 무관하게 꾸준히 6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2위 거래소 빗썸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빗썸은 올해 1분기 매출 1947억원에 영업이익 67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다.
빗썸은 수년전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80%에 육박했다. 시장 활황기였던 지난 2021년 매출 1조99억원에 영업이익 7821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77%에 달했다. 이후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2022년에는 영업이익률이 51%로 떨어졌고 재작년에는 거래 부진 등으로 148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지난해는 업황 개선으로 연간 영업이익률이 26%로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예년 수준에는 못미쳤다.
빗썸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은 비용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지출한 빗썸은 올해도 연초부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지출을 늘리고 있다.
빗썸은 지난 1분기에만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비용으로 765억원을 지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375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돈을 썼다. 인건비도 지난해 1분기 132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155억원으로 20억원 넘게 늘었다.
상위권 거래소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코인원, 코빗 등 중하위권 거래소는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60억원, 16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가상자산업계는 거래소들의 수익성 격차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은 있지만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법인거래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열려도 대형거래소 쏠림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