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총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본업인 통신과 네트워크 역량에 집중해 단단한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AI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다.
박윤영 KT 대표는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버서더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AX 플랫폼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취임 100일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박 대표는 "KT의 본질인 연결과 네트워크를 단단하게 해야만 그 위에서 새로운 성장을 할 수가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확실한 성장을 AX 내에서 하겠다는 게 KT의 비전이자 전략의 커다란 축"이라고 강조했다.
KT가 새 비전으로 선포한 'AX 플랫폼 컴퍼니'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대한민국의 성장을 도모하고 고객사의 AX 성장을 돕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대표는 "고객이 AI를 도입해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져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AI 도입을 더 잘하고 성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KT 업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X 플랫폼이란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는 조명이고,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조연에 가깝다"며 "고객사들이 AI 기술을 가장 쉽고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완벽한 인프라와 생태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단단한 본질'…보안·IT·네트워크에 12조 투입
KT는 AX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고자 핵심 영역인 정보보안과 통신 영역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KT는 3년간 정보보안·IT와 네트워크 분야에 총 12조원을 투입한다.
정보보안 분야에는 4조원의 자금을 쏟아붓는다. 이는 과거 3개년 대비 2배 증가한 규모다.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네트워크와 IT에 대한 거버넌스를 최상위에 둘 수 있도록 조치해 보안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다"며 "기존에는 네트워크와 IT 부문간 통합적인 협력이 부족했다. 이제는 두 영역을 회사 전체 차원의 최상위 단계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분리는 물론 정보보안 인력을 기존보다 2배 확대했다"며 "앞으로 학계와 업계 등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전반적인 보안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T와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3년간 8조원을 투자한다. 박 대표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 품질을 위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미래 네트워크인 6G, 양자 암호 네트워크, 위성 네트워크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성 분야에서 자회사 KT SAT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국내에서 정지궤도와 저궤도에서 다중 위성을 직접 관제하고 운영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는 "위성 통신은 위성 본체, 발사체 확보, 포털 운영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지상에서 위성을 제어하는) 관제, 운영 부분은 KT SAT이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AI 인프라 확충에 6조 투자
KT는 본질 위에 성장 핵심 축으로 'AI'를 더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AI 인프라 확충에 총 6조원의 재원을 투입한다. 향후 5년간 20여개의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해 인프라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AI 데이터센터"라며 "저희도 이를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 기반의 AI 데이터 센터 설립 계획을 가지고 있다. 5년간 약 5조원을 투입해 1기가와트(GW) 규모의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비한 해저 케이블 확충 계획도 공개했다. 1조원을 투입하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공급 규모를 90테라비트(bps) 이상 추가한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전역의 AI DC가 연결되면 기존보다 데이터 트래픽 욕량이 8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며 "기존 38bps 수준의 공급 규모를 향후 5년간 128bps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공공기관·제조·의료 분야의 AX 지원에도 속도를 낸다. 박 대표는 "금융권은 특히 AX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AI콘택트센터나 세일즈에이전트 등 에이전틱 AI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와 제조 분야에서도 피지컬 AI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고객 차원의 니즈도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실증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해당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에서는 고객의 주도권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통신 요금제는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구조였지만 앞으로 이를 전부 바꾸겠다"며 "고객이 주도해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도 집중…토큰 팩토리·스테이블코인
신성장 동력으로는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AI 시대에 새로운 경제 단위가 '토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토큰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구독자 방식에서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내는 종량제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같은 비용 문제와 보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토큰 팩토리'를 도입한다. 박 대표는 "토큰 팩토리는 고객이 가장 효율적으로 토큰을 활용하기 위해 어떤 파운데이션을 선택해야 하는지, 또 보안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총체적으로 해결해 주는 솔루션"이라며 "하나의 기본적인 기술 검증(PoC) 세트를 구성해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을 구축으로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 과정을 거쳐 제도권 테두리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 하에 관련 법안이 마련되는 대로 즉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 체제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KT는 케이뱅크, BC카드 등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모든 핵심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 글로벌 정산이나 내부 결제 등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PoC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