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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특수 ‘찻잔 속 태풍’

  • 2013.09.16(월) 13:52

“급매물이 들어가면서 중소형 평형이 1000만원 정도 올랐다.”(길음동 A공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3일 현재 1717건으로 7월(1911건) 수준에 육박했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이 지난 3주간 각각 0.07%, 0.04% 올랐다.”(부동산114)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응답한 사람이 53%였다.”(닥터아파트)


집값 흥행을 위해 정부가 모기지 ‘전주(錢主)’로 나서면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유형 모기지는 정부가 뒷돈을 대주는 데다 손실도 얼마간 보전해 주기 때문이다. 운이 따르면 남(정부)의 돈으로 대박을 칠 수도 있다.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돈 냄새를 맡는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오듯 ‘모기지 특수’에 주택 수요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정부는 부동산 흥행을 위해 몇 차례 멍석을 깔았다. 그 때마다 광풍이 불었다. 2006년 판교 분양, 2009년 보금자리 청약이 대표적이다. 당시 당첨의 행운을 잡은 사람들은 단시간 내 2억~4억원의 재산증식을 맛봤다.

 

서민이 중산층으로 도약하는데 이만한 사다리도 없었다.


10월1일부터 선보이는 공유형 모기지 또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1%대 저금리여서 전월세로 사는 것보다 주거비용이 덜 드는 데다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취득세 면제, 양도세 비과세 혜택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연간 20만~30만원의 재산세만 내면 중산층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는 셈이다.


공유형 모기지(3000가구)는 이달 하순 10일간 집중적으로 계약(가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메가톤급이다. 지난달 거래된 서울 전체 아파트 물량(2777건)보다 많다. 거래가 한꺼번에 몰리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1차 거래는 2차 거래를 부르기 때문에 모기지 특수에 따른 집값 상승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모기지 특수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마중물이 되기보다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더 크다. 모기지 혜택을 받는 수혜자와 수혜 아파트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재원부족으로 모기지 공급을 무한정 늘리기도 어렵다. 특히 취득세율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리모델링 수직증축 등의 시장 정상화 조치가 이번 국회에서도 발목이 잡히면 시장 회복은 기대 난망이다.


가을 전어철이 끝나면 집 나간 며느리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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