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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숙과 서머스 그리고 한은총재

  • 2014.02.07(금) 14:53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정한 2013년 올해의 인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그럼 타임이 `2014년 세계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인물`로 꼽은 주인공은 누굴까? 바로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인 재닛 옐런이다. `올해 인물`에 선정될 당시(현지시간 1월2일)엔 내정자였던 그는 곧바로 상원의 인준을 받은후 이달 3일 취임했다.

연준 의장은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통한다. 타임은 옐런 선정 이유와 관련 "적재적소의 인사가 제때 이뤄지면 그 자리를 맡는 사람의 영향력은 엄청나게 팽창하는 법"이라며 "우리 시대 최대의 경제·사회 문제가 실업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옐런이 세계에서 가장 힘센 인물이 될 것이란 걸 길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중앙은행 총재 자리가 관심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는 3월31일에 끝난다. 하지만 부각되는 인물은 없고 하마평만 무성할 뿐이다. 새 한국은행 총재가 될 후보자는 올해부터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국회 인준기간이 최장 30일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은 늦어도 이달말까지 차기 총재를 지명해야 한다.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한은 총재가 누가 되는지 `그다지` 관심이 없다. 우선 한은의 정책이 직접 피부에 와 닿기까지는 복잡한 경로를 통하고,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권력구조상 중앙은행 총재가 미국처럼 `경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 더 신랄한 요인은 시장의 선호나 기류가 있다고 해도 반영될 것이란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 연준 의장으로 가장 유력했던 인물은 로렌스 서머스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2년 반 동안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과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책임을 맡았다.

하지만 1순위 서머스는 자신을 후보군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해야만 했다. 민주당 내 많은 진보적인 인사들이 그의 임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서머스가 클린턴 정부때 거품경제와 위기의 원인이 된 많은 정책들에 관여됐다는 것과 오바마 행정부에서 실패로 꼽히는 경제 정책들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아서다.

6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경질됐다. 부적절한 언행이 직접적인 이유였지만 그의 낙마는 이미 9개월 전에 예고된 것이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자질 부족이 드러나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반대가 있었다. 여론이 좋지 않았고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도 무산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지켜봐 달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소동을 교훈 삼아 정권 내부적으로 확실한 인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 첫번째 시험대는 한국은행 차기 총재다. 세계 경제흐름을 파악하고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투명한 절차를 거쳐` 뽑아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부 신흥국에서는 외환위기 조짐마저 보인다. `기름 유출`에 허둥대서는 안된다. 미연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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