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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뒤에 도사린 탐욕과 두려움

  • 2015.06.22(월) 09:40

[주식시장과 거품]①

중국 주식시장의 `거품`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 거품 파열이 한국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경우의 수가 여럿 있겠지만 어쨌든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물자산이든 금융자산이든 자산의 가격은 내재가치와 주관적 기대가치가 어우러져 결정된다. 인간의 본성인 탐욕과 두려움에 따라 피할 수 없이 거품과 역거품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된다. 자산의 내재가치는 산술적으로 가늠할 수 있지만, 주관적 기대가치인 거품은 시장심리, 동물적 충동(animal spirit) 같은 비합리적 기대에 따라 증폭된다.

내재가치(intrinsic value)는 미래 예상수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예컨대, 어떤 주식의 연간 예상 순이익이 500원이고 시장금리 즉 할인율이 5%라고 가정한다면 당해 주식의 내재가치는 10,000원(500원/0.05)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할인율은 시중금리가 아니라 당해기업의 신용평가등급에 따른 시장금리가 되어야 한다)

거품은 주관적 기대값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와 감정변화에 따라 순간순간 변동하다. 기업의 가치가 아침, 저녁으로 변동할 수 없는데도 시장에서 주가가 시시각각 변하는 까닭은 투자자들의 주관적 기대가치가 쉴 새 없이 바뀌기 때문이다. 어떤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당해 자산의 가격을 상승시킨다. 거품(bubbles)은 그 결과 발생하는 내재가치와 시장가격과의 괴리를 말한다. 시장참여자들의 탐욕이 커지면 커질수록 대상 자산이 계속하여 오를 것이라고 맹신하는 까닭에 기대가치가 커지며 거품은 점점 더 팽창하게 된다.

투기적 거품(speculative bubbles)은 어떤 자산의 시장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높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투자자들이 `바보`가 되어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까닭은 자신이 지불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할 `더 심한 바보들(greater fools)`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맹신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보가 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타날수록 거품은 더욱 크게 팽창한다. 예를 들어, 내재가치 1만 원짜리 주식을 1만2천원에 사들이는 것은 누군가 그 보다 더 높은 1만 3천원, 1만5천원에 살 심한 바보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보들은 나아가 2만원, 3만원으로 매수할  `더 심한 바보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까닭에 거품의 팽창은 계속된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다가도 누군가 막차에 탔다고 겁을 먹기 시작하면, 삽시간에 두려움에 휩싸여 우왕좌왕하는 것이 바보들의 생리다. 탐욕이 클수록 그 뒤에 오는 두려움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끝없이 위엄을 부리던 깡패나 독재자들이 상황이 바뀌면 더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행태와 같다. 시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회의가 엄습하면, 본질가치를 감안하지 않고 너도나도 더 싼값에 주식을 팔려하기 때문에 거품은 삽시간에 파열된다. 거품이 크게 팽창할수록 본질가치보다 시장가격이 더 낮아지는 역거품(reverse bubbles) 현상이 벌어진다. 작용이 클수록 그 반작용 또한 커지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대상자산의 내재가치 변동과 상관없이 팽창되고 소멸되는 거품과 역거품은 시장을 교란하며 불필요한 기회와 위기를 엇갈리게 하며 불확실성을 잉태한다. 탐욕이 두려움을 억누르는 때일까? 두려움이 탐욕을 압도하는 시기일까? 이를 가늠하는 일은 성공투자의 첩경이지만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투자자들은 오를 때는 더 오를 것 같고, 내릴 때는 더 내릴 것 같은 비이성적 기대심리에서 벗어나는 일이 중요하다. 투자의 기본정석은 대상 자산의 내재가치 추이를 살피고 그 변화 방향을 가늠하는 것이다. 그래야 탐욕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가격급등락에 따른 위험과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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