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혼성그룹 쿨의 '해변의 여인'
'바닷가로 빨리 떠나자.
야 야 야 야 바다로
그동안의 아픔을
그 속에 모두 버리게'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강이나 계곡 그리고 바다는
여름휴가지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여름휴가철엔
안전사고도 급격하게 늘어난다.
수영장에서 한 초등학교 학생이
물 위에서 팔 다리를 큰 대자(大)로
쭉 벌린 채 하늘을 보면서
뜨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생존수영인 '잎새뜨기' 자세다.
지난 2017년 인천 옹진군 대청도
모래을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10대 학생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며
바다로 떠내려간 사고가 있었다.
수영을 하지 못했던 이 학생이
구조팀이 도착하기까지 18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생존수영 덕분이다.
생존수영이란 수영을 하지 못해도
자체 부력으로 물 위에 떠서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영법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아라수영장의 김동욱 대표가
열심히 생존수영을 배우고 있는
초등학생들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생존수영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반 수영과 생존수영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생존수영은 말 그대로
물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입니다.
기본은 당황하지 않는 겁니다.
사람들은 물에 빠지게 되면
허우적거리고 당황해 물을 먹게 되고
그러면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죠.
얼마나 침착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존시간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수영은 체력을 소모하는 영법입니다.
반면 생존수영은 그 반대입니다.
체력을 최대한 소모하지 않고
물 위에 떠있는 영법을 말합니다."
"인근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은
저희 수영장에서 연간 10~12시간
의무적으로 생존수영을 배웁니다.
수영을 처음 접해본 학생들은
물에 대한 공포감이 크다 보니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긴 합니다.
그래도 여기서 배운 내용을 기초로
익숙할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면
금방 생존수영을 익힐 수 있어요.
요즘 부모님들과 상담해보면
예전과 좀 달라진 부분이 있는데
특히나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수영을 가르치고 싶어 합니다.
지금은 3~4학년을 대상으로
생존수영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더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생존수영은 성인도 배워야 합니다.
안전사고는 예고 없이 일어나잖아요.
수영을 배운 분이라고 해도
생존수영을 익혀두면
안전사고에 더 잘 대비할 수 있어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수영을 접했다가 수영이 좋아
긴 시간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취미생활로 스킨스쿠버를 즐기는데
저도 바다에 들어갈 때면
문득문득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땅에서 걷는 것처럼
수영에 자신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긴장하게 됩니다.
수영장은 환경이 일정하지만
강이나 계곡, 바다는 그렇지 않아요.
항상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
"학창시절 여름철 아르바이트로
수상 안전요원을 한 적이 있어요.
보통 해수욕장에 가면 더 이상
넘어가지 말라고 줄을 쳐 둡니다.
정말 위험해서 그러는 건데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튜브가 떠내려간다든가
자신의 수영 실력만 믿고
선을 넘어갔다가 체력이 떨어지거나
쥐가 나면 바로 사고로 이어집니다.
파도에 휩쓸려 물을 먹게 되면
급격하게 공포감이 밀려오거든요.
발이 땅에 닿는 곳에서도
두려움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해요."
수영장 안에선 임희준 강사가
생존수영 수업에 한창이다.
여름방학 전 마지막 수업이라
목소리에 더 힘이 들어간다.
"여러분, 일반 수영과 생존수영의
차이는 모두 잘 알고 있죠?
생존수영은 물에 빠졌을 때
오래 버티는 방법을 배우는 겁니다.
생존수영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급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배운 대로 하는 게 중요해요."
"제가 생존수영을 가르친 지
올해로 벌써 3년째를 맞는데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매년 물놀이 안전사고가 많아요.
특히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사고를 많이 당하는 이유가 있어요.
다급한 상황이 생기면 무작정
구조를 위해 물속으로 뛰어드는데
그건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저도 인명구조 자격증에 이어
인명구조 강사 자격증도 취득했는데
아무런 도구 없이 구조에 나서면
둘 다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주변 긴 막대기나
옷을 연결해 구조하든가
페트병을 던져주는 게 안전합니다."
"여름철 물놀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구명조끼는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수영을 잘 하든 못 하든
어른이든 아이든 꼭 입어야 합니다.
특히 자녀에게 구명조끼를 입힐 땐
몸에 밀착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강이나 계곡엔 안전요원이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더 높아집니다.
우리 가족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이 기본을 잘 따르면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겠죠."
김동욱 대표도 재차 당부한다.
휴양지에 가면 안전요원 지시나
경고문, 안내문을 꼭 따라달라고.
"안전사고는 경고나 안내를
무시했을 때 주로 일어납니다.
반드시 꼭 지켜야 합니다."
설마 내가? 우리 가족이?
이런 방심은 금물이다.
올여름 휴가 계획을 짤 땐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면
뜨거운 여름철 물놀이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