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올라 프랜차이즈 사장님들의 시름이 깊어졌다는 언론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사장님들의 발목을 오랫동안 잡아왔던 건 최저임금이 아닌 임대료입니다. 한 번 오른 임대료는 절대 내려가지 않죠.
임대료 문제의 심각성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에서 두드러집니다. 핫플레이스로 유명했던 이태원 경리단길은 방문객 수가 늘어나면서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버렸고 임대료 부담을 느낀 사장님들은 결국 이태원 경리단길을 떠났습니다. 현재는 건물 공실이 생기고 방문객수도 현저히 줄어든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 사례가 됐습니다.
임대료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바로 가맹점의 면적(3.3㎡)당 평균매출액입니다. 면적크기를 기준으로 얼마만큼의 매출을 올렸는지를 비교하는 것인데요.
무조건 가게가 넓다고 해서 장사가 잘되는 건 아닙니다. 사람 한 명 들어갈 정도의 좁은 면적이어도 매출은 40평대 가게보다 더 많을 수 있는데요. 면적당 평균매출액은 현재 면적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장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임대료, 면적에 따라 다른 인테리어비용은 예비 창업자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출하는 정보공개서에 반드시 면적당 평균매출액을 기재하도록 했어요.
한식·중식·일식·서양식 등 4대 외식업종의 면적당 평균매출액(10월 8일 기준) 을 비교해 본 결과 4개 업종 모두 평수가 작을수록 면적당 매출액이 높았습니다.
#테이크아웃…도시락가게가 효율성 좋아
한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종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385개의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들 중 가맹점 수 상위 20개 브랜드를 추려 면적당 평균매출액을 집계했는데요. 그 결과 도시락을 판매하는 한솥이 면적당 평균매출액 2619만원을 기록해 1위에 올랐습니다.
한솥은 지난해 가맹점 평균매출액 3억3485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가맹점 평균매출액과 면적당 평균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출한 한솥 가맹점 한 곳 당 평균면적은 42.2m²(약 12.8평)으로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매장 면적이 작았습니다.
한솥은 도시락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이며 매장 내에서 먹고 가는 손님보다는 포장하는 손님이 많은 만큼 넓은 매장을 보유할 필요는 없다는 특성이 있죠.
도시락 전문 브랜드인 본도시락도 한솥에 이어 면적당 평균매출액이 높은 브랜드 2위에 올랐는데요. 본도시락은 3.3m²당 2550만원의 평균매출액을 기록, 가맹점 평균면적은 42.2m²(약 12.8평)로 한솥과 동일합니다.
김치찌개 전문 브랜드인 백채는 한솥·본도시락과는 달리 매장 내에서 식사하는 고객이 대부분인 곳인데요. 그럼에도 지난해 면적당 평균매출액 1861만원을 기록,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매장에서 영업을 하도록 하는 특성 때문인데요.
백채 본사가 예비 창업자에게 요구하는 최소기준 점포면적은 33m²(약 10평)입니다. 실제 백채의 면적당 평균매출액 기준 가맹점 평균면적이 45.9m²(약 14평)으로 최소기준점포면적을 약간 초과하지만 매장 내 영업을 주로 하는 업종 치고는 면적이 작은 편입니다.
#백종원 홍콩반점보다 효율적인 중식브랜드는?
중식업종은 지난해 기준 92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습니다. 확실히 한식보다는 적은 숫자죠. 가맹점 수 상위 10개 브랜드의 면적당 평균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가맹점 27개를 보유한 짬뽕10101이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습니다.
짬뽕10101은 지난해 가맹점 평균매출액 4억3185만원을 기록했는데요. 가맹점 평균면적은 약 38,3m²(약 11평)으로 한솥과 본도시락처럼 평균면적이 작았습니다.
다만 짬뽕10101의 창업을 담당하는 고구려푸드 관계자는 "작은 면적으로 가게를 열다가 손님이 많아져 회전율이 떨어지니 가게를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외 다른 중식 브랜드는 대부분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면적당 평균매출액 2737만원을 기록해 2위에 오른 교동짬뽕은 평균면적이 79.3m²(약 24평), 3위를 기록한 짬뽕지존의 평균면적은 208.8m²(약 63평)였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운영하는 홍콩반점0410의 평균면적도 넓었는데요. 지난해 홍콩반점0410은 면적당 평균매출액 1600만원, 가맹점 평균면적은 119.8m²(약 36평)를 기록했습니다.
대중들 사이에서는 백종원 브랜드가 더 유명하지만 면적당 평균매출액을 비교해 봤을 때 짬뽕10101이 예비 창업자에겐 더 효율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셈입니다.
#면적은 4배 넓지만 매출은 반토막
일식업종 역시 33.1m²(약 10평)의 작은 면적을 보유한 브랜드가 면적당 평균매출액 순위 1위에 올랐는데요.
지난해 기준 일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모두 206개. 이중 가맹점 수 상위 10개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일본가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돈돈정이 면적당 평균매출액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돈돈정의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6억3060만원을 집계됐는데요. 면적당 평균매출액은 6287만원으로 돈돈정 가맹점들의 평균면적은 33.1m²(약 10평)입니다.
버닝썬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가수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의 가게로 유명했던 아오라라멘은 지금은 이름을 바꿔 아오리의 행방불명이라는 브랜드로 운영 중인데요. 돈돈정에 이어 아오리의 행방불명이 면적당 평균매출액 2위에 올랐습니다.
아오리의 행방불명은 지난해 12억3888만원의 가맹점 평균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가맹점 평균매출액만 보면 아오리의 행방불명이 돈돈정보다 장사가 잘 된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면적당 평균매출액은 아오리의 행방불명이 2877만원으로 돈돈정이 2배 더 많습니다.
아오리의 행방불명 가맹점 평균면적은 141.1m²(약 43평)로 돈돈정의 4배입니다. 매장이 넓다고 해서 반드시 가게 운영의 효율성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죠.
#면적당 매출액 비슷한데 면적은 3배차이
지난해 기준 서양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142개입니다. 이중 가맹점 수 상위 10개 브랜드의 면적당 평균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스파게티스토리가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식·중식·일식과 마찬가지로 스파게티스토리 역시 평균면적이 42m²(약 13평)로 작았습니다.
스파게티스토리를 운영하는 스토리푸드는 최소 26.4m²(약 8평)에서 66m²(약 20평)까지 매장크기를 5개로 세분화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가맹점 수 상위 10개에 이름을 올린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도 스파게티스토리의 평균면적은 작은 편입니다.
면적당 평균매출액 1911만원을 기록해 2위를 기록한 샤이바나는 평균면적이 116.8m²입니다. 스파게티스토리와 샤이바나의 면적당 평균매출액은 불과 47만원 차이나지만 평균면적은 샤이바나가 75m²(약 23평) 더 넓습니다. 면적당매출액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평균면적은 약 3배 차이나는 만큼 임대료를 고려하면 예비 창업자에게 스파게티스토리가 더 효율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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