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의 재정고갈이 2057년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낸 만큼 받는' 연금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소득대체율을 현행 45%로 유지한다면 보험료율을 최대 18%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소속)과 소비자운동단체 컨슈머워치가 6일 공동 주최한 '국민연금 지속가능성, 해법은 없는가' 토론회에서는 국민연금 개혁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7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왜 기금고갈을 고민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올해 8월까지 합계출산율이 0.91명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연금 개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하 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영입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국민연금기금은 8월 말 기준 708조2000억원의 기금적립금을 보유 중이다. 8월 기준 기금수익률은 8.31%에 달한다. 간혹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굴곡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금수익률을 달성하고 기금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에 대한 개혁론이 나오는 이유는 지난 2018년 정부가 제4차 재정게산을 발표하면서 2057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이 모두 고갈된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2057년부터는 기금적립금으로 국민들에게 연금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용하 교수는 "2057년 기금이 고갈되면 부과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2017년 전망 당시 기준 부과방식에 따라 인상해야 하는 보혐료율이 27%였지만 현재는 30%로 3%포인트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부과방식은 쌓아놓은 기금적립금없이 당장 받는 보혐료만으로 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방법이다. 2019년 기준 인구추계에 따라 2060년께 부과방식으로 보험료율을 전환할 경우 보험료율을 30.3%까지 올려야 한다. 2017년 인구추계 기준으로는 27.2%였다. 즉 월 100만원을 버는 사람은 30만3000원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야 하는 것이다. 현재는 9%(9만원)를 납부한다.
현재 정부는 ▲현행유지(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9%, 기초연금 2021년 30만원 지급) ▲기초연금강화(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9%, 기초연금 2021년 30만원, 2022년 이후 40만원 지급) ▲노후소득보장강화①(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2%, 기초연금 2021년 30만원 지급) ▲노후소득보장강화②(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 기초연금 2021년 30만원 지급)등 4개 안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제히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하 교수는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세대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 45%를 기준으로 보험료율을 (지금의 두배인) 18%까지는 올려야 한다"며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이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만약 보험료율 18% 인상이 국민에게 부담이 된다면 현재 8.3%를 내는 퇴직연금의 일부를 국민연금으로 전환해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을 낮춰야 한다" "해외 다른 나라의 연금개혁 핵심은 낸 만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소득대체율 45%(현행유지)와 보험료율 12% 인상을 단일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단지 기금소진시점을 6년 연장하는데 불과하다"며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민 우려를 전혀 해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곽관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1988년 국민연금제도 도입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설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금고갈로 인한 보험료율 인상도 필수적이라고 전망했다"며 "그럼에도 1999년 제도개혁 이후 보험료율은 계속 9%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2060년이 되면 노인인구가 전체의 40%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국민을 설득해서라도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