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이 곧 맞춰질 전망이다. 개포주공5단지가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데 이어 후발주자인 6·7단지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재건축 사업의 7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6·7단지는 이르면 내년 초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41년차 6·7단지, 1960→2698가구
강남구는 지난 11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조합에 공문을 보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조합은 지난 8월 공람공고를 실시한 바 있다. 사업시행인가는 오는 15일 구보에 고시될 예정이다.
개포주공6·7단지는 1983년 준공된 최고 15층 아파트로 각각 1060가구, 900가구 규모다. 두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2698가구로 탈바꿈한다. 2017년 정비구역 지정, 2021년 조합설립인가를 거쳐 지난해 6월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6·7단지는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인접했다. 양전초, 개포초, 개원중, 경기여고 등 학교가 가깝다. 대치동 학원가와도 개포지구 단지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위치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6·7단지는 시공사 선정에 나설 전망이다. 단지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들 건설사는 이르면 내년 1월 시공사 입찰공고가 나오기 전까지 관심을 갖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수주한 5단지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5단지는 대우가 예전부터 공들였던 단지라 입찰하기 어려웠다"며 "6·7단지가 가구 수도 많고 사업성이 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장이 불법 홍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서 당사의 '클린 수주' 기조와도 부합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개포동의 A 공인중개사는 "삼성과 현대가 적극적인 모습"이라며 "5단지보다 사업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대단지라 매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재건축 후 가구 수는 6·7단지(2698가구)가 5단지(1279가구)의 배를 넘는다.
개포5는 내년 이주…개포 재건축 30억 '훌쩍'
6·7단지와 인접한 5단지는 지난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올해 8월 정기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수인분당선 개포동역과 가까운 5단지는 1983년 준공된 940가구 규모 아파트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279가구로 재탄생한다. 대우건설은 이 아파트의 번지수를 살려 '개포써밋 187'이라는 단지명을 내세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전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해 계약 협상 중"이라며 "12월 총회가 예정된 만큼 연내 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해 '개포써밋 187'로(9월2일)
개포동의 B 공인중개사는 "조합이 내년 8~9월께 이주한다고 공지했다"며 "이르면 2028년 준공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5단지와 6·7단지가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개포주공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재건축을 마친 단지들은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가 30억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5·6·7단지 가운데 재건축 후 국평을 받을 수 있는 동일 면적 매물은 현재 26억원대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동일 전용면적 이동 시 분담금은 4억원대로 추산된다.
6702가구에 달하는 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지난 7월 33억원(3층)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 역시 9월 33억원(19층)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는 7월과 8월, 11월 네 차례 33억원에 거래됐다.
4단지(개포 자이 프레지던스)는 8월 32억원(5층)에 손바뀜했다. 8단지(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7월과 9월 3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개포시영(개포 래미안 포레스트)의 경우 2021년 최고가(29억7000만원)에 살짝 못 미치는 29억원에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