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이자 시공능력평가 7위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4년 전 5%를 웃돈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부터 1% 안팎에 그치고 있다. 95%에 육박하는 원가율을 끌어내렸음에도 그렇다. 이번 분기는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할 대금을 손실로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사업을 비롯해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형 회복에 치중하고 있지만 '수익성'이라는 내실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원가율 낮아졌는데…대손상각비 늘며 판관비↑
포스코이앤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조8140억원,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0%, 28.7% 감소한 실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1분기 매출이익률이 8.0%였다.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1.3%로 같은 기간과 견줬을 때 0.1%포인트 낮아졌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익성 악화는 판관비(판매비 및 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이 회사의 판관비는 1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판관비 항목 중 대손상각비가 특히 늘었다. 이 기간 대손상각비는 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1% 급증했다. 대손상각비는 회수할 수 없는 매출채권을 비용으로 처리한 것이다. 건설사의 대손상각비는 주로 완공 사업장으로부터 자금회수 지연, 미분양 물량에 대한 할인 매각 등이 꼽힌다.
포스코이앤씨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85.2% 줄었다. 종속기업인 '마스턴제123호여주삼교피에프브이 주식회사'의 56억원의 당기순손실 등을 반영한 영향이다.
마스턴제123호여주삼교피에프브이 주식회사는 마스턴투자운용이 여주 로지스포인트 물류센터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그러나 해당 법인의 자금난으로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가 대위변제하면서 대주가 됐다. 포스코이앤씨는 해당 물류센터 매각을 진행 중이다.
사업 뜯어보니…'토목' 꾸준한 적자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 3분기에 2.3%의 영업이익률을 낸 뒤 6개 분기 연속으로 2%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플랜트 사업 손실로 628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이 회사의 플랜트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25억원, 30억원이다. 해당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0.7%다.
도로·철도·항만을 짓는 토목 사업(인프라)에서는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1분기 토목 사업 매출은 2389억원, 영업손실은 98억원이다. 토목 사업은 지난해부터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 매 분기 적자가 발생해 연간 영업손실 26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부동산 임대 및 판매 사업에서도 53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이 기간 포스코이앤씨의 주택 건설을 포함한 건축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1568억원, 영업이익은 28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5%로 그나마 회사의 수익성을 지탱하고 있다.

튼튼한 재무 바탕으로 수익 구조 다각화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6.8%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1.2%포인트 낮아졌다. 이 기간 이자보상배율은 1.4배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높다면 영업활동을 통 번 돈으로 이자를 내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다만 포스코이앤씨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다. 포스코이앤씨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93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9.6% 줄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체·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시니어 레지던스(고령자 주택)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데이터센터 시공도 늘린다는 목표다. ▷관련기사: 기업형임대 노리는 포스코이앤씨 '시작은 고령자주택'(3월6일)
토목 사업에서도 해상풍력 설계·조달·시공(EPC)을 주요 먹거리로 삼는다. 또 플랜트 분야에서는 향후 수소와 암모니아가 에너지 저장 및 운송은 물론 주요 발전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더불어 원전 사업 참여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국제 경제 변동성이 높고 국내 경제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며 부동산 경기는 위축돼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다"면서 "수주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와 금융 구조화를 통해 데이터센터나 자체·개발사업 참여 등 매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