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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스벅 다이어리'의 노예가 되는 사람들

  • 2019.11.22(금) 14:25

<김보라의 UP데이터>
스타벅스, 다이어리 교환에 드는 음료값 7만4800원
다이어리 받기위해 음료 여러 잔 한 번에 주문하기도
'다이어리 재테크' 현상도…사은행사 취지 벗어나

올해도 어김없이 커피전문점들의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 이벤트는 인기가 매우 높은데요.

연말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의 원조는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3년부터 연말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벌써 17년째입니다.

스타벅스가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시작한 이후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이벤트에 뛰어들었는데요. 올해도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을 위해 다이어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이어리 가격, 19800원부터 74800원까지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할리스커피 ▲커피빈 ▲투섬플레이스 5곳 중 다이어리 사은품을 받는데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의 원조인 스타벅스는 시즌음료 3잔과 일반음료 14잔 등 총 17잔의 음료를 마셔야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시즌음료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토피넛라떼(1잔 당 5800원)와 일반음료 중 기본인 아메리카노(1잔 당 4100원)를 기준으로 다이어리를 교환받는 데 7만4800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할리스커피의 다이어리 이벤트도 비교해 봤는데요. 할리스커피는 시즌메뉴 3잔을 포함 총 10잔의 음료를 마시면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가장 저렴한 음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오곡율무차(1잔 당 5500원) 3잔 및 아메리카노(1잔 당 4100원) 7잔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4만5200원입니다. 스타벅스보다 2만9600원 저렴하게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전국 매장 수 3000개를 돌파한 이디야커피는 다이어리이벤트를 선착순 5000개 한정으로 진행했는데요. 이디야커피는 자체 결제카드인 이디야카드에 7만원을 충전하면 다이어리를 증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기간 안에 일정 수의 음료를 마셔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스타벅스처럼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커피빈은 교환방식이 아닌 1만9800원에 다이어리와 텀블러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연말 다이어리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몇 잔 이상의 음료를 마셔야하는 다른 커피전문점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벤트를 진행한 셈이죠. 지난 11일 시작한 커피빈 다이어리 이벤트는 제품이 모두 소진되어 종료됐습니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펼쳐지는 진풍경들  

다이어리이벤트의 중심에 서있는 스타벅스는 그 명성만큼이나 매년 이벤트마다 진풍경이 벌어지는 커피전문점 중 하나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 10월 29일부터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11월 4일까지 일주일간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이어리 하나를 더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혜택을 놓치지 않으려는 고객들은 대형 텀블러를 들고 가 여러 잔의 음료를 한꺼번에 구매해 다이어리 사은품을 받는 등 진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한 인터넷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 후기에 따르면 "일주일 간 17잔의 음료를 마시는 것이 무리여서 마지막 날 결국 네 장의 프리퀀시(다이어리 교환을 위한 스티커)를 한꺼번에 적립받기 위해 에스프레소 네 잔을 텀블러에 받아 왔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에스프레소 신공'이라는 명칭까지 붙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면 받을 수 있는 '별 적립' 혜택을 위해 한 번 결제 뒤 3분 뒤에 다시 음료 한잔을 또 구매하는 방식으로 다이어리와 함께 별 적립까지 최대한의 혜택을 받아가려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별 적립 혜택은 일종의 스티커·도장 개념으로 1회 결제 마다 1개의 별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다만 결제 횟수마다 별 1개를 적립하고 있어 음료 1잔을 구매한 사람과 10잔을 구매한 사람이 받는 별 적립 혜택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 본사가 설정한 시스템에 따라 첫 결제 후 3분 뒤에 다시 결제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별 적립 혜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등장한 겁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 재테크'도 유행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 이를 재판매하는 일종의 '스타벅스 다이어리 재테크'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넷포털 사이트에서는 스타벅스 적립 스티커를 판매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2000원~3000원까지 가격을 책정해 스타벅스 적립 스티커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22일 인터넷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스타벅스 다이어리' 판매글들.

다이어리를 교환 받기 위해 필요한 17잔의 스티커를 모두 모은 완성본을 판매하는 글도 있었는데요. 최소 2만원부터 최대 4만원까지 판매가격도 천차만별이었습니다.

1+1이벤트에 참여해 다이어리를 추가로 받은 고객들은 이를 다시 재판매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스타벅스는 스티커를 모아야만 받을 수 있는 다이어리와 판매용 다이어리(1개 당 3만2500원) 디자인을 다르게 만들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스티커를 모아야만 받을 수 있는 다이어리에 대한 수요가 판매용 다이어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고객들은 스티커를 모아야만 받을 수 있는 다이어리를 다시 재판매하는 등 사은품 다이어리를 일종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다이어리를 위해 커피를 마신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다이어리 이벤트는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 고객들을 위해 연중 사은행사로 시작한 것"이라며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의 취지를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하루에도 수 십 개씩 스타벅스 스티커와 다이어리 판매 글이 올라오며 일종의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커피전문점들의 다이어리 이벤트는 사은행사의 성격을 벗어난 모습입니다.

실제 스타벅스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에 참여한 누리꾼들은 "아침·점심·저녁으로 하루에 커피 3잔 마시며 다이어리 받았다", "스타벅스 호갱을 넘어서 노예가 되고 있다", "다이어리 1+1 이벤트는 스타벅스가 구매심리를 잘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등 기존의 사은행사 성격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내리는 상황입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17잔이라는 다이어리 교환 기준은 스타벅스 고객의 평균 방문일수(일주일에 2번)를 기준으로 정한 수치라고 하는데요. 즉 다이어리 이벤트를 두 달 간 진행하는 동안 일주일에 평균 2번 방문하는 고객들은 8주 동안 총 18잔의 음료를 마시게 됩니다. 스타벅스는 이렇게 계산된 18잔 중 1잔을 뺀 17잔을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 기준으로 정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작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에 참여하는 고객들은 스타벅스 커피의 맛을 즐기다 우연히 다이어리라는 사은품을 받는 것이 아닌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17잔의 커피를 마셔야만 하는 주객전도의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뜻이고 매우 좋게 평가한다"면서도 "사은행사로 준비한 게 상업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은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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