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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화국 현실 속 통계로 보니 '뜨악'

  • 2020.01.23(목) 15:37

<김보라의 UP데이터>
지난해 수도권 거주인구 2600만명…전체 인구의 절반
지역내총생산 '51.8%' 면적 11.8%인 수도권에서 나와
공공기관·문화시설은 수도권…폐기물시설은 비수도권

'서울공화국'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단어인데요. 국립국어원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의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비꼬아 이르는 말'로 서울공화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울에 많은 인구와 인프라가 집중되어 한국의 사회·경제 등의 흐름이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오늘날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데요.

"서울 인프라가 좋긴 하지만 그래도 지방도 꽤 많이 발전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생활 분야 격차를 데이터로 준비해봤습니다.

# 수도권 면적은 '10분의1' 인데 대한민국 인구 절반 거주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기준 집계한 '전국 주민등록 인구통계 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 인구는 5184만9861명입니다. 이 중 서울·인천·경기 즉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는 2592만5799명입니다. 전체 인구의 50%입니다.

전국 면적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1.8%인데요. 10분의 1 수준의 면적에서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죠. 인구 밀집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살다보니 지역내총생산(GRDP)의 불균형도 심각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GRDP는 1900조70억원인데요. 이 중 서울·인천·경기 세 지역의 GRDP는 984조6300억원으로 전체 GRDP의 51.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도권 외 지역의 GRDP는 ▲부산(89조72600억원) ▲대구(56조6690억원) ▲광주(39조8150억원) ▲강원(46조9820억원) ▲제주(19조9110억원) 수준입니다.

GRDP는 지역 내에서 새롭게 창출된 생산물가치의 합계로 지역의 경제활동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경제지표인데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적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연말 주민등록상 수도권 인구가 50%를 넘었다"며 "이런식으로 계속 수도권으로 (인구가)편중되다가는 지방은 고사하겠다는 것이 단순 비명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죠.

# 공공기관·문화시설 등 상당수 수도권에 집중

이러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경제적 격차는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요. 주요 인프라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현황을 비교 분석해봤습니다.

첫 번째 표는 우리 지역에 유치되면 좋은 대표 시설들입니다. 공공기관, 대학교, 요양기관(종합병원을 포함한 의료시설), 문화시설, 스타벅스 등이 우리 지역에 들어온다면 누구나 환영할 만한 생활시설이죠.

공공기관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고 종합병원 등 요양기관이 들어오면 생활이 편리해질 수 있죠. 박물관이나 공연장 등 문화시설, 인기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도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시설 중 하나입니다.

통계청, 공공데이터포털 등 각종 통계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해 본 결과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공공기관, 대학교, 요양기관 등이 절반 가까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2019년 기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339개인데요. 공기업이 36개, 준정부기관이 93개, 기타공공기관이 210개입니다. 이 중 149곳(44%)이 수도권에 있습니다.

대학교도 전체의 3분의 1 가량이 수도권에 있었는데요. 상대적으로 비수도권 지역에 대학교가 많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서울 등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급 종합병원, 일반병원, 치과, 보건소 등 요양기관도 50%가 수도권에 있습니다. 박물관, 공연장, 미술관 등 주요 문화시설도 40%가 수도권에 들어와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전체 매장의 61%가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폐기물 처리, 화장시설 대부분 비수도권에

반면 최대한 우리 지역에 가까이 있지 않았으면 하는 시설들은 주로 비수도권 지역에 많았는데요.

대표적인 기피시설인 원자력발전은 부산, 전남, 경북 세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총 24기인데요. 물론 원자력 발전 특성(가동 시 상당량의 물 필요) 상 바다와 가까워야 하는 등 위치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치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비수도권 사람들은 다수 억울할 수 있는데요.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원자력, 화력 등 전국 전력발전시설에서 생산하는 발전량은 5억7000만 MWh(메가와트시)입니다. 이 중 24.1%를 수도권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75.9%는 비수도권에서 생산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소비량은 생산량에 비례하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수도권에서 소비된 전력량은 1조7770억 kWh(킬로와트시)입니다. 전국 전력 소비량(4조6322억kWh)의 38% 수준이죠. 전력 생산량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당연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끌어다 쓰는 것이죠.

전력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시설, 화장시설 등 님비(NIMBY)현상의 대표적인 시설물들은 대부분 비수도권지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폐기물 처리시설(매립)은 220곳인데 수도권에는 14곳 시설만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93%(206곳)가 비수도권 지역에 분포하고 있고 특히 전라남도 지역에 67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 공개하고 있는 전국 장사시설 현황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화장시설은 60곳으로 이중 54곳이 비수도권 지역, 6곳이 수도권 지역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지역균형발전 공약 실천은?...'아직'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 강화 및 균형발전'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출범했습니다. 공약 세부내용을 보면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도입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 ▲지방이양 일괄법 제정 ▲지방의회권환 강화 등인데요.

이중 현재 진행 중인 공약은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입니다. 지방분권법(자치분권위원회 신설)과 지방분권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방 자치를 강화했고 지난 2018년 10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자치분권 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입법예고한 바 있죠.

정부는 다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국가균형발전 특별법과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추진을 선언하고 앞으로 공공기관을 새로 만들 때 처음부터 혁신도시 등 지방에 설치하도록 미리 입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위적으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켜서라도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표명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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