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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우리사회의 '늘어난' 숫자들

  • 2020.04.23(목) 10:05

<김보라의 UP데이터>통계로 보는 코로나19 영향②
비경제활동인구·일시휴직자 대폭 증가…사실상 백수
가계대출 증가액 9조원…서민 채무상환부담도 증가
반면 온라인쇼핑·화상회의 등 언택트 산업은 웃음꽃

전 세계에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미국의 유명한 니만마커스, JC페니 등의 백화점에서는 수만 명이 무급휴직 또는 해고통지서를 받고 있는 실정이죠. 이에 미국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재난지원금 지원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을 발표했죠. 하지만 국민 모두에게 줄지, 정말 어려운 계층을 선별해 줄지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논쟁을 벌이고 있어요. 논란이야 어찌됐든 그만큼 국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은 확실하죠.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 이후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가운데)과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왼쪽),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경제활동 침체와 이로 인한 서민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학부모·영세 자영업자 등 많은 분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능후 1차장(보건복지부장관)은 오는 5월 5일까지 연기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 자영업자 등 서민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여러 차례 강조했어요. 정부도 국민 건강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했지만 이로 인해 가중될 경제적 어려움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통계로 보는 코로나19의 영향 1편 [코로나19가 바꾼 우리사회의 '줄어든' 숫자들]에 이어 이번에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온라인쇼핑 등 언택트(비대면·Untact) 산업 등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의 어떤 숫자들을 증가시켰는지 살펴볼게요.

# '사실상 백수' 비경제활동인구·일시휴직자 대폭 증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분야가 바로 일자리 즉 '고용'이죠.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고용동향에는 취업자 수, 실업자 수, 비경제활동인구 등의 지표가 있습니다. 이 중 비경제활동인구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비경제활동인구란 '일을 할 수 있지만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말해요. 대학생이나 가정주부, 구직포기자, 공무원준비생 등이 해당하죠. 또 개인의 건강상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포기한 사람도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혀요.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자와는 다른 개념인데요. 실제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1만7000명 감소했어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실업자 수는 줄었다고 하면 다소 모순적이라고 느끼실 텐데요. 그래서 실업자 수뿐만 아니라 꼭 함께 봐야 하는 지표가 비경제활동인구예요.

문제는 신천지 사태(2월 19일)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그로인한 고용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3월에 비경제활동인구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인데요.

3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3000명으로 지난해 3월 대비 51만6000명 늘었어요.

대학생이나 가정주부가 늘어난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학교재학·수강 등으로 인한 비경제활동인구는 1만3000명 감소했고,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는 7만6000명 증가했어요.

하지만 대학생, 가정주부보다도 3월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기타'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기타에는 학원·기관 수강 외 취업준비, 진학준비, 군입대대기, 그냥 쉬었음 등이 해당해요. 이중에서도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무려 36만6000명이에요.

구직을 단념했다는 사람도 4만4000명(기타에 포함) 늘었어요.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으나 전체 노동시장의 어려움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거나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말해요.

결국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는 코로나19로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일을 쉬게 된 사람들이 늘었고 채용공고가 줄어 새로운 취업까지 어렵게 된 구직단념자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어요.

일시휴직자의 증가도 코로나19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예요. 올해 3월 일시휴직자는 지난해 3월 대비 126만명 증가했어요. 직전 달인 2월은 전년 동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약 9배 많은 수치예요.

폭증한 일시휴직자 중 3분의 1 가량은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에 속해있던 사람들이에요.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학원, 음식점, 호텔 등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일시휴직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죠.

# 부메랑되어 날아올 가계대출 증가 

일자리를 잃고 신규 취업도 쉽지 않자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일이 잦아졌는데요.

금융위원회가 8일 공개한 올해 3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가계대출은 지난해 3월대비 9조1000억원 늘어났어요. 이 수치의 규모를 가늠하려면 1년 전의 증가폭을 살펴봐야하는데요. 2018년 3월 대비 2019년 3월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9000억원에 불과했어요. 올해는 그보다 10배가 늘어난 것이죠.

특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모기지론과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했고요. 긴급자금이 필요한 가계들이 증가하고 기준금리도 1%이하로 내려가면서 신용대출도 3조3000억원 늘었어요.

금융위는 "4월 이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대출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어요.

정부도 먼저 나서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서민들을 위해 대출문턱을 낮춘 정책을 내놓고 있죠.

하지만 빚은 언젠가 갚아야 할 채무예요.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더라도 미래에 갚아야할 몫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한 대책도 필요해요.

정부는 대출 증가로 인해 늘어날 채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고 있는데요. 지난 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빚 상환여력이 취약한 개인채무자에 대해 개별 금융회사 차원에서 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을 통해 원금 상환을 유예할 수 있도록 했어요.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등 모든 금융권의 가계신용대출과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정책서민금융대출이 원금상환유예 적용을 받아요.

# 웃음꽃 핀 언택트산업'집콕'으로 매출 증가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는 집콕 생활로 누군가는 웃음을 잃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오히려 웃음꽃이 폈죠.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온라인 쇼핑 등 언택트 산업이에요.

대표적인 언택트 산업인 온라인쇼핑은 2월 기준 총 거래액 11조9618억원으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24.5% 증가했어요.

식품과 생활 구매에서 거래규모가 크게 증가했어요.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77.7%, 생활은 51% 증가했어요.

반면 여행, 문화, 레저 등 서비스부문은 1.9%감소했는데요. 전체 서비스부문의 거래규모는 감소했지만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 등 음식서비스는 82.2% 증가했어요. 코로나19로 외식을 하지 않고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사례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죠.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한 물건들이 집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려면 택배라는 관문을 거쳐야 하죠. 온라인쇼핑 거래규모가 증가하면서 택배물량도 폭증했어요.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200만건이던 하루 배송 건수는 코로나19 이후로 300만건 이상으로 늘었다고 해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상회의 서비스도 급부상하고 있죠.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 구글 G Suite, 알서포트의 리모트미팅 등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어요.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산업이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해요. 백신 등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죠. 결국 당분간은 사회,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분간 유지해야할 원칙이 될 거에요. 코로나19로 정신없는 와중에 언택트 산업이 주목 받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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