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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목돈 안 드는 전세' 3가지 구멍

  • 2013.08.13(화) 17:32

대출 확대로 전세값 부채질 우려..'당근'도 부족
"전세난 세입자들 깡통전세 내모는 격" 비판도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 중 하나인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가 시행도 하기 전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렌트 푸어(전세보증금 등 주택 임차비용으로 고통받는 사회 계층)'를 구제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오히려 대출 확대로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집주인들의 동의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지만 이를 이끌어낼 만한 유인이 적고, 빚이 과다한 집주인들이나 활용 여지가 있어 오히려 세입자들의 임차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비판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역 인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 전세시장 자금 불어나면 전세값 더 뛰어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목돈 안드는 전세 출시를 발표하면서부터 전세자금 대출의 과도한 증가 우려에 대해 "전세자금 지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지원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소득요건(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을 둬 과도한 대출을 막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 역시 이 제도로 주택임대시장에 추가로 자금이 유입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세입자의 자금여력 확대는 결과적으로 주택 임차 수요를 부풀려 전셋값을 더 끌어올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제도가 활성화 되면 세입자들은 반전세·월세 전환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나 은행 기존 대출로 이자 부담을 지는 것보다 임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통한 전세시장의 유동성 증가는 전세수요를 더욱 늘려 요즘 같은 전세매물 품귀 속에서 전셋값을 더 뛰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내지도 않던 세금 줄여줄테니 활용하라고?

 

작년 대선 당시 핵심 공약이었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특히 집주인의 동의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지만 이를 이끌만한 '당근'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근로소득이 연 5000만원인 집주인이 서울에 각각 전용면적 85㎡, 1채에 5억원짜리 아파트 3채를 보유하고 이 중 2채를 각각 2억원에 전세 내준 경우를 가정해 이를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으로 5000만원씩 값을 올려 재계약하면 연 168만원(소득세 60만원+재산세 9만원+종합부동산세 24만원+중개수수료 75만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한다고 예를 들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세 소득을 신고해 세금을 내는 이들이 거의 없는 마당에 세원을 노출해 물지도 않던 소득세를 내겠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 역시 금융기관에 이를 확인해 줘야 하는 기존 집주인 입장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집주인이 아낄 수 있다고 제시한 중개수수료 역시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를 추가하는 식으로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 할 때는 들지 않는 돈이어서 '효과 부풀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과 신규 전세계약 시 장단점 비교]


◇ '과다 대출' 집주인 리스크, 세입자·금융권으로 전이

 

결국 목돈 안드는 전세 제도를 활용할 개연성이 있는 집주인은 세원이 이미 공개된 소수의 주택 임대업자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빡빡하게 받고 있는 '하우스 푸어' 집주인들뿐이라는 지적이다.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집주인의 LTV 한도는 집값의 70%까지, DTI는 은행 자율로 정할 수 있도록 완화된다. 그러나 이미 전세주택의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실질 LTV가 평균 71%이고 80%가 넘는 전세 주택도 26%에 이른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높아지면 만기시 세입자에게 상환해야 할 전세금도 위험해질 우려가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집은 전세금을 떼일 수 있는 이른바 '깡통 전세'여서 세입자 입장에서도 입주를 꺼린다"며 "은행 대출이 과다한 집주인이 LTV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 제도를 활용하게 되면 집값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가 세입자나 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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