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그나마 집을 사겠다며 보러다니는 사람들이 늘어서 다행인데 올해가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집 사겠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연말까지 취득세며 양도소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이거든요." (서울 성북구 돈암동 M공인 대표)
수도권 전세난 속에 정부가 주택 구입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은 8.28 전월세 대책을 내놓자 주택 매매시장이 다소 활기를 보이고 있다. 거래가 점차 늘고 일부지역에서는 저가매물이 소진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택시장 회복세가 연말 이후엔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주택시장 매수세 2011년 9월 이후 '최고'
14일 KB국민은행 부동산알리지(R-easy)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주택시장 매수우위지수는 52.1로 2011년 9월(55.2) 이후 2년 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매수우위지수는 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매도-매수세 비중을 지수화 한 것으로 매도-매수세가 같은 수준을 100으로 잡고 그 이하면 매도세가, 그 이상이면 매수세가 더 강한 상태를 뜻한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2002년 1월과 2월 각각 105.9, 103.4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100을 넘긴 적이 없다. 가까이는 2011년 2월 74.2까지 올랐으나 이후에는 20~30에서 정체된 상태였다.
국민은행 측은 "최근 매수우위지수가 상승한 것은 전셋값 급등으로 중형 및 소형 매물 위주로 매매전환 수요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광주 울산 등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특히 대구는 125.3으로 매수세가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경우 이 지수는 28로 전국 평균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 7월과 비교할 때 강북지역은 11.6에서 30으로, 강남지역은 14.7에서 26.1으로 각각 상승해 주택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 (자료: KB국민은행) |
◇ 취득세·양도세 면제 연말로 종료
이처럼 매수세가 늘어나는 것은 연 1%대 저리자금 등을 지원키로 한 8.28대책 효과도 있지만 4.1대책에서 연말까지로 시한을 두고 세제혜택을 준 것이 주효했다.
연말까지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전용 85㎡ 이하, 6억원 이하 집을 살 경우 취득세가 아예 면제된다. 또 올해 안에 6억원 이하 또는 전용 85㎡ 이하 신축주택과 미분양주택, 1가구1주택자 소유의 주택 등을 사면 5년간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또 지난 10월 3000가구 규모의 시범사업으로 선보인 공유형 모기지 대출도 이달 말 추가 시행이 예정돼 있어 연말까지 내 집 마련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말이 지나면 이같은 한시 혜택들이 사라져 다시 매수세가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취득세 한시 감면 종료시기나 종료 논란이 있었던 올 1월(2만7070건)이나 6월(3만9608건)의 경우 거래량이 급감한 바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이미 이달 들어 주택거래가 뜸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시적 세금 감면 효과로 연말까지 거래가 좀 더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그 후에는 주택 매수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