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토교통부의 2013년 건축물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다가구주택은 총 52만5322동, 연면적은 1억4082만6449㎡다. 이는 잠재적 임대소득 과세 대상인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총 136만5000명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숫자다.
다가구주택은 19세대 이하가 거주하는 단독주택의 일종으로 건물을 쪼개 원룸 등과 같이 나눈 뒤 개별 세대에 세를 내줄 수 있지만 각 구획을 분리 소유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 1가구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이를 1가구만 소유한 집주인은 1주택자로 분류돼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지 않으면 월세 수입이 얼마가 되든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 전국 다가구 주택 현황(자료: 국토교통부) |
특히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60%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보유 다가구주택의 시세가 13억원 가량 되더라도 임대소득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세대주택 3채에서 월 100만원씩 월세를 받는 다주택자가 지금까지 이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올해부터는 연 3600만원의 임대수입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쳐 463만원에서 1173만원(세율 14~38%)을 소득세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반면 다가구주택 보유자가 월 50만원짜리 원룸 10개를 임대하는 경우 연 6000만원의 월세소득을 거둘 수 있지만, 그가 1주택자라면 세금 부담이 없다. 다가구 1주택자가 임대소득은 더 많으면서도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Y공인 관계자는 "다가구주택 1채를 보유한 사람이나 원룸으로 불법 용도 변경한 근린생활시설 소유자 등은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며 "이런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누구는 세금을 내고 누구는 안 내냐'는 식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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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무조건 과세를 서두를 것이 아니라 이에 앞서 과세 기준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는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보유 가구수나 기준시가, 주택 종류 등 다양한 예외 규정을 통해 임대소득 과세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시장 혼란이 그치질 않고 있다"며 "임대소득 금액을 중심으로 보유자나 주택의 특성에 맞춰 전체적인 과세 기준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가구주택
여러 세대가 한 건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건축한 단독주택의 일종. 지상 3층 이하로 1개 동의 바닥면적(주차장 제외)의 합계가 660㎡ 이하이며 19세대 이하가 거주할 수 있도록 지은 주택이다. 1990년대 정부가 도시 주택난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세대별로 구분 소유할 수 있는 '다세대'나 부엌, 화장실 등을 공동사용할 수 있는 '고시원(준주택)'과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