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분양물량이 넘쳐 미분양 몸살을 앓았던 충남 당진지역에 올 상반기 2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4~5년 전 공급과잉이 문제가 됐지만 그 이후 신규분양이 끊기고 수요가 살아나자 건설사들이 속속 분양사업에 착수하고 있다. 당진은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이 현대차그룹의 철강회사들이 들어서며 포항과 광양에 이어 '제3의 철강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 당진 新주거중심 '송악지구'
현대건설은 충남 당진시 송악읍 송악도시개발구역 A2블록에 짓는'당진 힐스테이트'의 견본주택을 오는 9일 오픈한다. 지하 3층, 지상 13~23층 11개동으로 건립되는 이 아파트는 총 915가구로 전용면적 ▲59㎡ 186가구 ▲72㎡ 320가구 ▲84㎡ 409가구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총 3000여 가구 규모의 송악도시개발사업 중 1차 분양분이다. 이미 입주한 주변의 e편한세상, 롯데캐슬 단지를 포함하면 이 지역은 당진 최대 규모인 5000가구 규모로 뉴타운으로 조성된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 당진 힐스테이트 투시도(자료: 현대건설) |
송악지구에는 당진에서 유일한 종합병원인 당진종합병원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다음달에는 대형 아울렛이 차로 5분 거리에 개장한다. 대규모 스포츠센터 건립도 예정돼 있다. 특히 현대제철로 연결되는 4차선 도로가 내년 말 개통된다.
강정남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 상무는 "송악지구는 현재까지 당진 구도심에 비해 집값이 싼 편이지만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철강산업단지로 이어지는 길목이어서 향후 당진의 주거 중심이 될 곳"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들 속속 입주..주택수요 회복
당진은 현재 인구 15만명 가량인 지방도시지만 포항에 비견될만한 철강산업 규모를 감안하면 앞으로 인구 50만의 도시로 성장할 여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동부제철, 동국제강의 철강벨트를 갖춘 당진의 조강생산량은 연간 1561만톤으로 포항(연 1965만톤)의 79%에 이른다.
최근에도 현대특수강이 8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착공하는 등 매년 100여개의 관련 기업이 당진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인구 유입에 속도가 붙으며 집값도 상승하고 기존 분양단지의 입주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주변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 당진 힐스테이트 위치도 |
당진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2000여 가구가 공급되면서 공급과잉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후 4년여 동안 신규분양이 끊기면서 주택수요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
2010년 입주한 '송악 e편한세상' 전용 84.9㎡의 경우 현재 분양가에서 1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어 2억3000만~2억4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외부 유입에 비해 주택 공급이 적어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원룸 임대시세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선"이라고 전했다.
◇ 분양가 3.3㎡당 721만~762만원
현대건설은 당진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처음 선보이는 이번 사업을 반드시 성공으로 이끈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그룹 제철산업의 '메카'인 이 지역에서 주거 랜드마크를 다른 건설사에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는 당진의 상징인 상록수를 형상화 해 '숲과 휴식'을 주제로 꾸며진다. 책을 펼쳐 엎어놓은 듯한 모양의 '박공지붕'으로 상층부를 꾸미고 하층부는 화강암 재질의 석재로 마감할 계획이다. 또 층간소음을 줄이는 특화설계와 5단계의 방범강화 시스템, 확장형 주차장 등이 적용된다.
▲ 당진 힐스테이트 하층부 외관 예상도 |
조기에 분양을 마치기 위해 분양가를 최대한 낮춰 잡았다. 당진시의 분양가 심의금액은 3.3㎡당 평균 811만원이었지만 이보다 최대 90만원 낮춘 721만~762만원(기준층 기준)으로 책정했다. 입주 2~4년차인 주변 아파트에 비해 84㎡형 기준 100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강 상무는 "계열사 입주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분양 계약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분양가를 낮췄다"며 "향후 시세 프리미엄을 입주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