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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의 시련]③풀어야 할 숙제는?

  • 2014.07.18(금) 11:19

서울시, 롯데에 임시사용신청 '보완' 통보
시민자문단 "안전·교통·방재' 모두 미흡"

서울시가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 저층부 상업시설 임시사용승인 신청서를 반려했다.

 

각 분야 전문가와 주민으로 구성된 23명의 자문단이 시에 "안전, 교통 유발, 지하수위 저하 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많은 상황이므로 공익적 입장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공식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조기개장은 애초부터 무리한 계획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사안전, 교통대책, 재난 방지 등 점검분야 전반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① 공사는 계속되고 있는데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에서는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자동상승거푸집(ACS, Automatic Climbing System) 폼 추락 사고, 배관 파열 사고, 화재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4월에는 조기 개장을 추진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동에서 배관 폭발사고가 발생해 작업인부 1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롯데는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등 4개 단체의 안전점검을 받아 지난 6월 낙하방지 시설 설치 등의 안전조치를 하기도 했다. 또 시에 무게 600㎏ 커튼 월이 400m 높이에서 떨어질 때의 충돌 시뮬레이션 결과 등 공사안전구역 확보, 낙하물 비산방지대책 등을 마련해 제출했다.

 

하지만 시는 이걸로는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초고층 공사장 낙하물의 종류나 무게, 높이에 따른 방호대책과 낙하물의 비산 범위에 대한 시뮬레이션 등을 다시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며 "더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방방재 부문에서는 저층부의 소방시설이 부분 완공돼 시설면에서는 충족됐다고 봤지만 초고층 타워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시설물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재난 예방과 대응 측면에서 실제적 훈련과 종합방재실 운영능력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② 석촌호수 물 줄어든다는데

 

초고층 공사로 인해 바로 옆 석촌호수의 물이 줄어들고 싱크홀(Sink Hole,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까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되는 문제다. 공사현장으로 빠져나간 지하수 층에 석촌호수의 물이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시는 송파구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에서 롯데월드타워 공사와 석촌호수 수위,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석촌호수 수위저하와 롯데월드타워 공사 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진단을 낸 바 있다. 

 

시민자문단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초고층 기반공사를 위해 지하 37m까지 땅을 파면서 지하수 물길을 건드리고 지하 16~18m에 위치한 모래층으로 지하수가 빠르게 흐르면서 공사장으로 하루 450톤 가량의 지하수가 들어오고 있다"며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 사이 도로 등이 침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최근 강수량이 적었던 기후 탓이지 공사와는 무관하다"며 "호수 물이 지하수 층을 거쳐 공사현장까지 흘러들어온다는 주장 역시 확실한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차수벽(슬러리월)을 설치해 현장 외부로부터의 지하수 유입을 막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시는 지하수 유출 문제의 경우 전문가 사이 의견이 엇갈린다면서도 "지하수 유출이 건물 안전에 지장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시는 별도로 외부 용역을 통해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정도와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 조사는 계절 변동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9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도로에서 맞은편에서 본 제2롯데월드 현장 /이명근 기자 qwe123@

 

③ 잠실역 사거리 지금도 막히는데

 

지체와 정체가 빈발하는 잠실역 일대에 대한 교통 대책도 개장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다. 지금도 잠실 아파트 단지와 경기도 성남, 잠실대교, 강남 삼성동 방면에서 유입되는 교통량으로 혼잡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하루 최대 20만명이 이용하는 저층부 상업시설이 개장하면 교통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롯데는 서울시 주문을 받아들여 ▲잠실역사거리 지하 보행광장 조성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 ▲교통체계 개선사업(TSM) 및 첨단 교통안내 시스템(VMS) 구축 ▲잠실역 버스환승센터 설치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개설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조치 완료시기가 내년 이후여서 조기개장에 대한 교통 대비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시민자문단의 심익섭 녹색연합 공동대표(동국대 교수)는 "잠실역 사거리는 기존 롯데월드만으로도 교통 혼잡이 극심하다"며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차량이 몰리면 교통 체증이 심해져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우선 잠실역 주변 교통체계 개선사업(TSM)과 현재 미설치된 택시정류소와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확보 등을 임시사용승인 전까지 완료하도록 요구했다. 또 초고층 타워동 공사차량의 사고 예방 대책과 교통량 감축을 위한 롯데 측의 교통수요 관리방안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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