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왔던 삼성물산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보수적 영업기조와 함께 매출도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이익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물산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88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7% 감소한 것이며 작년 4분기보다는 75.4% 급감한 것이다.
1분기 매출은 6조10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 역성장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20.2%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5.9% 감소한 1039억원을 거뒀다. 이는 직전 분기 540억원 순손실과 대비해선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 및 영업익 추이(단위: 억원) |
상사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미미한 만큼 건설부문의 실적 악화가 고스란히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 건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6% 감소한 3조1363억원,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485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직전분기보다 23.1%, 73.8% 급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동두천복합화력 준공과 중국 시안(西安)반도체공장 준공 임박 등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줄었다"며 "2분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와 라빅2 복합화력, 아랍에미리트(UAE)원자력발전소, 싱가포르 탄종파가 빌딩 등 대형 프로젝트의 공사가 본격화하면 매출과 이익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문별 매출 추이를 보면 '래미안' 브랜드로 대표되는 주택부문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최치훈 사장 부임 이후 경기 흐름에 민감한 주택사업에 대한 역량 집중도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 건설부문 사업부별 매출(자료: 삼성물산) |
올 1분기 주택 매출은 426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6617억원보다 35.6% 급감했다. 전체 건설 매출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19.7%에서 올 1분기 13.6%로 6.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빌딩과 플랜트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6%, 7.2% 감소했고 토목(Civil)은 9.3% 늘었다.
주택 사업 부진으로 국내사업 매출도 전년대비 2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매출은 16.2% 늘었다.
1분기 신규수주는 1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조2620억원보다 38.1%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작년(22조원)보다 대폭 낮춘 15조6800억원으로 잡았지만 1분기 말까지 달성률은 8.9%에 그쳤다. 1분기말 수주잔고는 36조7611억원으로 전년말보다 7.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