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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에 드리운 '역(逆)성장 그림자'

  • 2015.05.06(수) 14:29

건설 '빅6' 올 첫 분기 실적 분석
해외 리스크 격변 이후 '뉴노멀'로

"해외 사업장에서 터지는 초대형 손실에 대한 걱정은 줄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장 둔화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관건이다."

 

2015년 첫 분기 삼성물산(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건설부문)·GS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6개 상장 대형건설사 실적에 대한 건설업계와 주식시장의 평가다.

 

불쑥불쑥 튀어나와 시장에 우려를 던졌던 해외건설 현장에서의 대형 손실 리스크는 감소했다. 국내 주택분양 시장의 회복으로 나라 밖 손실을 만회할 여력도 어느 정도 갖춰, 적으나마 이익도 내고 있다.

 

하지만 매출 증가가 둔화되고 수주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 눈에 걸린다는 지적이다. 해외 사업 중심의 외형 성장 과정에서 후유증을 겪은 탓에 영업기조가 수익성 위주로 보수화한 영향이다. 건설업계도 '뉴노멀(New Normal, 성장속도 둔화)' 흐름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 영업이익 11% 줄었지만 6개사 모두 '흑자'

 

올 1분기 6대 상장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총 390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4416억원보다 11.6% 줄어든 것이다. 전반적인 이익 감소 속에서도 6개사 모두 흑자를 거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많은 20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6개사 영업익의 절반 이상이다. 그러나 작년 4월 이뤄진 자회사 합병에 효과를 감안하면 현대건설 실적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현대건설의 자회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옛 현대엠코와 합병해 매출 규모를 배 가량 키웠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률(작년 7.2%)과 매출을 감안해 올 1분기 영업이익을 700억~1000억원으로 추정할 경우 현대건설 본체만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 남짓에 그친다. 겉보기로는 건설사 가운데 가장 호조의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실상은 사우디라아비아 마덴 등 해외 사업지 추가 손실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1분기 6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5% 감소한 것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두 번째로 많다. 대우건설은 활발한 국내 주택사업을 통해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사업은 원가율이 104.7%을 기록할 정도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원가 부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시공능력평가 1위로 그동안 견조한 실적을 기록해온 삼성물산은 어닝 쇼크(Earning Shock)에 가까운 성적표를 내놨다. 건설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국내 분양경기가 작년보다 좋아졌지만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주택사업이 위축(전년 동기대비 매출 35.6% 감소)된 것이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대림산업은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687억원으로 3개 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0.8% 증가했다. 작년 대규모 손실을 털어낸 뒤 수익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경우 같은 기간 216억원 영업익을 거뒀고, GS건설은 영업익 200억원으로 전년 18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 리스크 관리 주력..외형 성장 둔화

 

외형성장은 전반적으로 정체됐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업계서 매출이 가장 큰 현대건설의 경우 1분기 매출이 3조94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늘었지만 이 역시 옛 현대엠코 매출이 더해진 자회사 합병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조136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6.6% 줄어든 것이다. 동두천복합화력 준공과 중국 시안(西安)반도체공장 준공 임박 등을 배경으로 매출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주택사업 매출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물산은 이 회사 최대 프로젝트인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관련 매출이 올 3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신중한 수주 방침과 맞물려 성장 둔화가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보다 13.5% 증가한 2조3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GS건설은 실질적인 외형 회복이 가장 두드러졌다. 대우건설은 작년보다 5.8% 늘어난 2조19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택사업 매출이 18.2% 늘어난 영향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의 경우 각각 1조7728억원, 1조3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4.4% 매출이 줄었다. 해외 현장 손실 만회에 주력하면서 외형보다는 수익성 관리에 중점을 둔 때문으로 보인다.

 

 

 

◇ 해외 수주 가뭄..국내서만 '아웅다웅'

 

올 1분기 실적에서 가장 관심있게 봐야할 부분은 급격하게 나타난 수주 부진이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의 유가 하락 영향으로 중동 지역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된 원인도 있지만 손실 걱정이 커지면서 해외 일감확보에 자신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1분기 6개사 신규수주는 총 12조290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6.1%나 줄었다. 작년 1분기 수주가 크게 부진했던 대림산업만 수주 규모가 3배 가까이 늘었을 뿐 나머지 5개사는 모두 신규 계약실적이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주력인 플랜트의 수주가 2332억원으로 전년보다 36.9% 줄었지만 토목과 건축에서 각 7810억원, 9721억원으로 작년보다 각 18배, 5배 많은 일감을 따냈다.

 

현대건설은 지난 분기 업계에서 가장 많은 3조736억원의 수주실적을 따냈다. 하지만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한 것이다. 연결 법인을 제외한 현대건설 본체의 신규 수주는 1조23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5% 급감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적 회복을 위해 작년 초 해외에서 공격영업을 했던 GS건설은 올해는 해외 수주가 부진한 탓에 신규수주가 2조원 남짓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줄어든 규모다. 이 가운데 1조9120억원어치가 국내에서 나왔는데 대부분은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주택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1분기 수주도 전년보다 71.7% 급감한 1조4092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동지역 화공플랜트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높다보니 최근 발주 지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삼성물산의 신규수주는 6개사 중 가장 적었다. 1분기 1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1%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작년(22조원)보다 대폭 낮춘 15조6800억원으로 잡았지만 1분기 말까지 달성률은 8.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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