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단독]분양권 시장 '투전판'...도장 찍자마자 4분의 1 거래

  • 2015.09.17(목) 17:59

지방 청약 과열단지 '분양권 실거래가' 들여다보니
초단타 전매 '극성'..웃돈은 1000만~2000만원 수준

계약 하루만에 공급물량의 4분의 1이 거래되는 지방 분양권 시장의 민낯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가 17일부터 공개한 전국 아파트 분양권 및 입주권 실거래 자료를 통해서다.

 

이같은 분양권 초단타 거래는 분양시장이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이 됐다는 걸 말해준다. 이에 따라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청약통장 1순위 자격(지방 6개월)을 강화하거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공개된 국토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http://rt.molit.go.kr)을 통해 올 들어 청약인원이 대거 몰리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해운대자이2차', '대연SK뷰힐스(VIEWHills)',  대구 '동대구반도유보라' 등 3개 단지의 분양권 전매거래 실태를 들여다 봤다. 부산은 평균 64대 1, 대구는 52대 1로 지난 1년간 청약경쟁률 1·2위인 지역이다.

 

▲ 그래픽 = 김용민 기자

 

◇ 부산 '해운대자이2차' 3개월새 66% 전매

 

GS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재개발을 통해 분양한 '해운대자이2차'는 지난 6월말 분양 당시 총 340가구(특별공급 149가구 제외) 모집에 12만3698명의 청약인원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364대 1을 기록한 지방 분양시장 열풍의 대표 단지다.

 

7월 7~9일 일반분양 당첨자에 대한 계약을 진행한 이 단지의 분양권은 지정계약 마감 하루 뒤인 7월10일까지 총 125건이 전매된 것으로 신고됐다. 일반분양 물량(특별공급 포함 489가구)의 4분의 1(25.6%)이 계약하자마자 손바꿈을 한 것이다.

 

이 단지는 7월중에만 234건이 전매됐고 8월에 55건, 9월 들어서는 16일까지 33건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후 3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에 분양 물량의 65.8%(322건)에 해당하는 분양권이 전매 계약을 통해 되팔린 것이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실거래 신고된 분양권 가격은 평균적으로 분양가(발코니 확장비 약 1000만원 포함시 평균 4억원)에서 1000만~1500만원 가량 더 붙은 수준이다. 실거래신고가는 7월 평균 4억1604만원, 8월 4억1582만원, 9월 4억1172만원으로 분양 후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계약 직후인 7월 거래분을 세부적으로 보면 실거래가는 3억386만원(2층)부터 4억8712만원(25층)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최고가 물건 1건을 제외하면 모두 4억4000만원대 이하였다. 이 아파트 분양권의 웃돈이 7000만~8000만원, 많게는 1억원씩 붙어 거래된다고 알려졌던 것보다는 크게 낮은 금액이다.

 

  

◇ 웃돈 1000만~1500만원뿐..다운계약 의심

 

지난 7월 분양 당시 14만4458명이 참여해 올해 1순위 청약 최대인원(청약경쟁률 300.3대 1)을 기록한 SK건설의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SK뷰힐스(VIEWHills)' 역시 분양권 거래 상황은 해운대2차자이와 비슷했다.

 

지난달 13일 당첨자 계약을 마친 이 아파트 분양권은 8월에만 97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달 들어선 41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일반분양 물량 704가구 중 1개월 새 19.6%의 분양권이 전매된 셈이다.

 

전용 84㎡형 분양가가 평균 3억8000만원, 발코니 확장비(1500만원) 포함시 3억95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의 분양권은 대부분 4억원 안팎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실거래 신고분 중 가장 높은 금액은 계약 마감 직후 거래된 4억2631만원(20층)이었다. 프리미엄이 대부분 1000만원 이내였던 셈이다.

 

대구에서 분양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단지로 꼽히는 반도건설의 동구 신천동 '동대구반도유보라'는 지난 5월 분양 이후 지금까지 총 224건의 분양권 전매가 이뤄졌다. 일반분양분 564가구의 39.7%에 해당한다.

 

이 아파트 역시 계약 당월인 6월에 거래된 분양권이 106건으로 가장 많았고, 7월 62건, 8월 53건, 이달 현재까지 3건 등 시간이 흐를수록 거래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84㎡ 기준 평균 분양가격이 3억3000만원(발코니 무료)이었던 이 아파트의 분양권 실거래 신고가는 3억4000만~3억5000만원이 대부분이었다. 웃돈이 5000만원~6000만원에 호가된다고 알려진 것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실거래가격이 다운계약을 통해 허위로 신고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만일 신고 가격에 실제로 거래가 이뤄졌다면 시장에서 호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그래픽 = 유상연 수습기자(자료: 국토교통부)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