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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지원 없는데..'아너힐즈' 분양 잘될까?

  • 2016.08.19(금) 17:30

고분양가 논란 뒤 분양나선 개포3단지 재건축
건축비 2단지와 비슷..분양권 투자도 제돈 있어야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지 못하는 최초 단지인 서울 강남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치이 아너힐즈'가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견본주택을 마련하고 분양을 시작했다. 오는 24일 1순위, 25일 2순위 순으로 청약 일정이 잡혔다.

 

이 단지는 공급면적 기준 3.3㎡당 평균 분양가가 4137만원, 가장 분양가격이 낮은 주택(전용 84㎡D 18층) 값이 14억3700만원인 고가 아파트다. 이 때문에 일반분양분 전체가 이번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도금대출 보증 제한(분양가 9억원 초과 보증 불허)에 걸렸다.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중도금 대출을 따로 지원하지 않기로 하고 분양을 강행했다. 입주자모집공고에는 "계약자가 스스로 분양대금을 조달해 직접 납부해야 하며, 조달이 어렵다고 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3.3㎡당 평균 4400만원대의 '역대 최고가' 분양을 시도하다 결국 평균 분양가를 3.3㎡당 200만원 넘게 낮춰 분양하게 된 이 아파트는 종전 분양단지와 다른 특징들이 적지 않다.

 

▲ 서울 도곡 힐스테이트갤러리에 마련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아파트) 견본주택. /이명근 기자 qwe123@

 

◇ 고분양가 이유는 비싼 '대지비'

 

디에이치 아너힐즈 평균 분양가는 지난 3월 분양한 인근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가보다 10% 높다. 첫 분양보증 승인 신청 당시 애초 계획보다 조정한 3.3㎡ 당 4313만원으로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반려에 다시 176만원을 내린 가격이다.

 

전용 84㎡ 주택형(최고가)를 두고 비교하면 디에이치는 14억6800만원, 래미안은 13만9900만원으로 6900만원 차이다. 그런데 분양가 구성을 살펴보면 건축비보다는 대지비 차이가 크다.

 

건축비는 디에이치가 4억3497만원으로 래미안 4억2362만원보다 1135만원 높지만, 대비지는 디에이치가 10억3303만원으로 래미안 9억7538만원보다 5765만원이나 비싸다. 

 

두 아파트의 대지지분은 45㎡로 거의 같다. 이는 아파트를 짓는 건축공사비가 더 많이 들어가 디에이치의 가격이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대지비 차이가 크다는 건 조합에서 땅값을 더 높게 매겼기 때문에 가격 격차가 발생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HUG가 조합과 현대건설에 분양가 인하 압력을 행사한 배경이기도 하다. 디에이치는 전체 분양가를 낮추면서 고급 인테리어 자재 등을 유상 옵션으로 돌렸기 때문에 래미안과도 건축비 차이를 줄일 수 있었다.

 

디에이치는 발코니 확장비용은 분양가에 포함했다. 이는 래미안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디에이치는 기본제공 항목으로 두려던 수입주방가구(보피)와 안방 붙박이장, 현관 중문, 양문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유상옵션으로 전환했다.

 

계약자가 이들 옵션을 모두 선택할 경우 전용 84㎡ 기준 2300여만원, 전용 89~130㎡인 테라스 타입의 경우 6000만~7000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든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분양가는 다시 3.3㎡ 당 4300만원선에 근접한다.

   

▲ 서울 도곡 힐스테이트갤러리에 마련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아파트) 견본주택. /이명근 기자 qwe123@

 

◇ 분양권 전매하려면 최소 2.2억 있어야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분양대금 전체를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이들만 청약할 수 있다. 입주 전 분양권을 전매하려고 해도 최소 2억2000여만원, 많게는 5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한 것이 특이점이다.

 

이 단지 총 69가구의 일반분양 물량 중 가장 가격이 낮은 것은 14억3700만원인 일반 아파트형 전용 84㎡D타입, 최고가는 테라스형 전용 130㎡으로 23억9200만원이다. 우선 계약금은 분양대금의 10%로 정해졌다. 일단 계약만 하려고 해도 1억4370만~2억3920만원이 목돈이 필요한 셈이다. 

 

분양권 전매를 하려면 전매제한 기간인 '계약 후 6개월'을 넘겨야 한다.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점은 내년 2월14일로 정해진 1차 중도금(분양대금의 10%) 납부일 뒤다. 이 때문에 분양권을 되팔려면 계약금 만큼의 돈이 더 필요하다. 

 

전용 84㎡D타입의 경우 2억8740만원, 테라스형 전용 130㎡는 4억7840만원이 드는 것이다. 이후 분양권을 유지하려면 6개월마다 분양대금의 10%씩 중도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통상 이자후불제나, 시행사 이자부담 등의 방식으로 중도금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분양권 전매로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 할 수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자기자금으로 조달해야 한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웃돈 형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 아파트값이 3.3㎡당 4400만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는 대지 지분이 많은 저층 재건축 추진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라며 "디에이치 분양가를 이 시세와 견줘 저렴하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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