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전국 평균인 4~5% 수준의 공시가 상승률을 보인 서울 5억~10억원대 단독주택은 작년보다 많게는 8~10% 가량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143억원에 달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가 작년보다 18% 가량 늘어난 1억8705만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1일 비즈니스워치가 세무법인 다솔에 의뢰해 공시가격 변동에 따른 보유세 납부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올해 공시가격이 10억9000만원으로 작년보다 4.81% 오른 경기도 성남 분당구 백현동 단독주택 보유자는 작년보다 9% 많은 377만3040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세액 분석은 2016년에 납부한 보유세 중 재산세가 납부세액 상한 이내인 경우로,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재산세 60%, 종부세 80%로 가정해 추산했다.
또 보유자가 만 60세이하 1가구 1주택자인 경우로 상정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9억원 이하는 재산세, 9억원 초과는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가 추정된 납부 세액이다. 종부세는 재산세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반영했으며 보유기간 공제는 반영하지 않았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4.76% 오른 13억2000만원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단독주택 집주인의 경우 작년에는 482만9760원의 보유세를 냈지만 올해는 이보다 7.72% 늘어난 520만2720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대구 남구 대명동 소재 올해 공시가 5억7200만원인 단독주택을 보유한 이는 보유세로 137만1840을 내야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공시가격은 작년 5억4600만원에서 4.76% 상승한 것이지만 재산세는 127만5120에서 7.59% 증가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올해 표준단독주택 중 가장 공시가격이 높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의 올해 보유세는 1억8704만6400원(1주택 가정시)으로 추산됐다. 대지 1758.9㎡, 연면적 2861.83㎡ 규모인 이 주택은 공시가격이 작년 129억원에서 10.9% 올랐지만 보유세는 1억5818만4000원에서 18.2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가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명근 기자 qwe123@ |
보유세는 공시가격 3억원까지, 3억~6억원, 6억원 이상 등 구간에 따라 다음해 재산세 증가율(전년대비)이 각각 5%, 10%, 30% 등으로 제한된다. 반면 과표 구간이 높을 수록 적용되는 세율이 높고 6억원(2주택 이상 보유자)을 넘을 때 부과되는 종부세의 경우 누진제가 적용된다.
종부세의 세율은 주택가격에 따라 ▲6억원 이하(2주택자 해당) 0.5% ▲6억원~12억원 이하 0.75%(누진공제 150만원) ▲12억원~50억원 이하 1%(누진공제 450만원) ▲50억원~94억원 이하 1.5%(누진공제 2950만원) ▲94억원 초과 2%(누진공제 7650만원)다. 고가 주택 보유자일 수록 지게되는 세 부담이 커진다는 말이다.
세무법인 다솔 박정수 세무사는 "주택 보유자 입장에서는 살고 있는 집값이 그다지 오르지 않았고 작년과 변한 상황이 없는 데도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해 보유세만 10%안팎 늘게 된 경우가 많을 듯하다"며 "경기 침체, 정국 불안과 맞물려 보유세 과세에 대한 반발 여론이나 조세저항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