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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등에 업은 박삼구..'컨소시엄' 허용될까

  • 2017.03.20(월) 16:02

금호타이어 매각 두고..'국익보호론' 대두
채권단 22일까지 컨소시엄 가부 결정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3월18일 페이스북)

 

금호타이어 매각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졌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 가부를 의결키로 한 상황에서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공동 인수 방식(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며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인수포기', '매각무효소송 제기' 등까지 언급하며 연일 강공이다.

 

채권단은 수세에 몰린 분위기다. 애초 우선매수청구권이 박 회장 개인에게 주어진 것인 만큼 컨소시엄 허용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단 주주들 의견을 묻겠다는 선까지 밀렸다.

 

지난 주만해도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기관들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 더블스타가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놓고, 정치권 특히 유력 대선주자가 가세하면서 채권단도 난감해진 분위기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내려질지 점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8일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800명 노동자의 삶을 지켜야 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호남경제도 지켜야 한다"며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각의 우선 원칙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므로 공장이 떠나거나 규모를 줄이면 안 된다"며 "어떤 특혜 논란도, 먹튀 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인수 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최근 박 회장과 채권단 사이에 대립에서 박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란 해석이다.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다분히 호남표를 의식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호남에 지지기반을 둔 국민의당은 더 직접적으로 박삼구 회장 손을 들었다.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특별 성명을 통해 "위탁경영 7년간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우선매수권이 있는 박삼구 회장 측에는 관련 자료나 정보도 주지 않고 이렇게 쫓기는 듯이 일을 처리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채권단을 질책했다.

 

이어 "박삼구 개인에게도 매각 우선권자로서 매각 관련 정보는 물론 같은 조건 즉, 컨소시엄을 구성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촉구한다"며 "먹튀가 염려된다면 계약조건에서 먹튀 방지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튿날인 이날 국회 당 최고위원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해 "중국을 달래기 위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무마용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와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서도 절차상 하자나, 중국기업으로의 쌍용차 매각 경험 등을 언급하며 재입찰이나 민관합작편드 등을 통한 국부유출 방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산업은행은 이날 각 채권은행에 박 회장 컨소시엄 허용여부를 묻는 서한을 발송했다. 각 기관들은 입장을 정해 22일까지 회신해야 한다. 채권단 지분(전체의 42.01%) 중 '4분의3(75%)'이 찬성할 경우 박삼구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안이 허용된다.

 

채권단 지분은 우리은행(33.7%), 산업은행(32.2%), 국민은행(9.9%), 수출입은행(7.5%) 등 9개 기관에 나눠져 있다. 우리은행이나 산업은행 중 어느 한 곳이 반대하면 75%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정부를 주주로 두고 있고 산업은행 역시 국책은행이어서 대선을 앞둔 정치권 발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사드 문제로 중국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채권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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