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가 다가오고 있지만 분양시장에는 새 아파트 공급물량이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주택시장이 열기를 뿜자 추후 정부 시장 안정 대응책이나, 하반기 시장 불안 요인 등이 가시화하기 전 계획 물량을 소화하려는 건설사들이 사업 일정을 재촉하고 있다.
분양시장은 수요자들의 '막차 불안심리'와 함께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과 앞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수요자들이 조급해진 것이다. 이런 심리를 자극하는 판촉활동도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 내부(사진: 현대산업개발) |
1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오는 6월 둘째 주(11~17일) 1순위 청약 접수를 하는 분양 아파트는 10곳이다. 서울에서는 양천구 신월6동 소재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가, 부산에서는 '가야 센트레빌'이 청약신청을 시작한다.
지난 9일 문을 연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의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모델하우스의 경우 이날까지 주말 사흘 간 3만2000여명의 내방객이 찾을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공급면적 3.3㎡당 평균 166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지역에서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단지 주변 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는 전언이다. 분양 관계자는 "뉴타운 재개발에 대한 미래가치를 높게 보고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분양을 받겠단 의지가 높아 보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주에 개관할 모델하우스도 전국에 5곳 예정돼 있다. 수도권에서는 오는 16일 금강주택이 경기 군포시 '군포송정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3차'를, 신안이 경기 남양주시 '다산지금지구 신안인스빌 퍼스트 포레'를 각각 선보인다.
분양 업계에서는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일반분양 기준, 주상복합 포함, 오피스텔·임대 제외)이 50여개 단지, 약 3만8000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2000년 이래 6월 분양 물량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3만4194가구)보다 10% 넘게 많은 공급량이다.
특히 이달 물량은 대선이 있었던 지난 5월 분양실적인 29개 단지, 1만7115가구와 비교하면 배가 넘는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만 24개 단지 2만2000가구가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 서울 성동구 중개업소 일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최근 시장 열기가 이처럼 새 아파트가 몰린 것과 연결됐다는 해석도 있다. 영등포구 대방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뒤 해당 지역이나 본인 집 주변 부동산을 찾아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분양 마케팅이 몰리면서 기존 매매시장까지 함께 들뜬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서울 강남 등 수도권과 부산 등지 부동산 과열지역 중심으로 현장 점검과 합동 부동산 투기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분양권 불법거래나 견본주택 주변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등도 단속 대상이다.
그러나 이미 열기가 뜨거워진 시장에 정부가 단속을 미리 예고하고 현장 점검에 나서는 건 '뒷북,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주택전문가는 "형식적 투기 단속이 아니라 가계부채 규모나 집값 상승에 따른 유동성 유입을 정부가 어떻게 보는지 제대로 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는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현미 후보자(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청문회를 오는 15일 예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시장 과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발표는 청문 절차나 현장 점검이 끝난 내주께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